구리·니켈값 연초 하락세…원자재 가격, 고공행진 멈추나

중앙일보

입력 2023.01.11 00:02

수정 2023.01.11 07:53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고공행진 중인 원자재 가격이 올해는 떨어질까.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이달 들어 니켈·아연 등의 가격이 내린 가운데 계속해서 하향 안정세를 보일거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중국의 코로나19 상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적 변수로 인해 가격이 들썩일 가능성도 있다.
 
10일 한국광해광업공단의 1월 1주차 광물 가격 동향에 따르면 주요 원자잿값은 하락세를 보였다. 구리(t당 8345달러)와 아연(t당 3004달러)은 전주 대비 각각 0.8%, 1% 내렸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니켈도 1주일새 3.3% 떨어졌다. 공단은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 주요국 금리 인상 기조로 비철금속의 하방 압력이 발생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국내 수요가 높은 15개 대표 광물의 가격지표인 ‘광물종합지수’는 10일 기준 3425.6으로 아직 높은 편이다. 1년 전인 지난해 1월 10일(2875.9) 수준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치솟았던 원자재 가격이 서서히 내려갈 거란 예측이 많다. 올해 상반기 중심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박과 주요국 금리 인상 등이 겹치면서 원자재 수요가 줄어들 거란 분석에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2.7%로 낮춰 전망했고, 전 세계 3분의 1가량이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실제 전기차 배터리 등에 쓰여 4차 산업 핵심광물로 꼽히는 니켈·코발트 가격은 1월 들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배터리·건설용 세라믹 등에 필수적인 리튬도 지난해 11월까지 천정부지로 뛰어오른 것과 달리 하락세가 완연하다. ㎏당 581.5위안으로 정점을 찍었던 가격은 두 달 새 452.5위안(9일 기준)으로 떨어졌다. 여기엔 중국 등의 건설 경기가 식은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원자재들도 향후 가격이 내려갈 거란 전망이 많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의 중기 가격 예측에 따르면 우라늄과 동·아연·텅스텐 등은 지난해 정점을 찍고 내년까지 우하향 곡선을 그린다. 예컨대 아연은 지난해 2분기엔 t당 3914.6달러로 최고치를 찍었지만, 올해 4분기엔 2689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는 “철광석·텅스텐·구리 같은 산업 원자재들은 작년처럼 크게 오르내리지 않고 하향 안정세를 나타낼 것으로 본다. 리튬 등 배터리에 쓰는 핵심광물들은 상반기 가격이 내려갔다가 전기차 수요 증가 등에 따라 하반기에 조금 오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원자재 시장을 흔들 변수도 남아 있다. 중국 코로나19 재확산의 진정 여부, 러-우 전쟁의 향방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중국이 코로나19 고비를 딛고 예상보다 빨리 경기를 회복하면 원자재 가격도 다시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다은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기 반등에 따라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한국 등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국가들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유럽·중국 등은 핵심광물 확보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도 원자재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공급망 구축 노력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무역협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광물 재활용을 통한 2차 원료 회수, 글로벌 공급망 협력네트워크에 대한 적극적인 동참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