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진단도 MRI로…고통 컸던 조직검사 피할 수 있다

중앙일보

입력 2023.01.1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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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암을 진단할 때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검사를 함께 진행하면 불필요한 조직 검사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유신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왼쪽)와 최문형 은평성모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사진 서울성모병원

10일 하유신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와 최문형 은평성모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전립선 조직 검사 전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와 MRI를 시행한 환자 881명을 2년 이상 추적 관찰한 임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학술적 방사선학(Academic Radiology)’ 최근 호에 실렸다. 
 
교수팀 분석에 따르면 PSA가 4ng/mL(밀리리터 당 나노그램) 이상으로 높은 환자의 전립선암 진단율(양성예측률)은 PSA만 시행했을 때 29%로 나타났다. MRI를 같이 하면 전립선암 진단율은 70%까지 높아지고 불필요한 조직 검사는 90%까지 피할 수 있었다. 
 
통상 전립선암 환자들은 혈액검사인 PSA 검사를 한 뒤 PSA 수치가 높아 암으로 의심되면 조직 검사로 진단을 받는다. PSA는 정상 전립선에도 분비되는 물질이라 수치가 높다고 해서 검사 자체가 암 발병을 뜻하지 않는다. 전립선 비대증이나 전립선염일 때도 수치가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많은 환자가 심한 통증이나 감염을 감수하며 조직 검사를 받아왔다. 조직 검사는 직장에 초음파 기구를 넣은 뒤 전립선을 여러 군데 찔러 조직을 떼어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연구팀은 “PSA만으로 조직 검사 여부를 결정하는 것보다 MRI를 같이 해 얻은 정보로 조직 검사 여부를 결정하면 불필요한 조직 검사가 대폭 줄어 환자 고통도 경감된다”고 밝혔다. 또 PSA 수치가 10ng/mL 이상으로 높은 환자는 대다수 전립선암이 진단된다는 인식이 있어 MRI가 도움되지 않을 것으로 추측됐으나, 이런 환자군도 MRI가 불필요한 조직 검사를 줄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전립선암은 전립선에 악성 종양이 발생하는 것으로, 1999년 이후 환자가 지속해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0년에만 신규 환자 1만6000명 나왔고, 특히 남성에서 세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게 전립선암이다.
 
하유신 교수는 “MRI 검사가 번거로움과 비용이 있더라도 고통과 합병증이 따르는 조직 검사를 피할 수 있는 최선의 선별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문형 교수는 “MRI 판독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영상 질과 판독을 하는 영상의학과 의사의 경험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