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김정은의 가장 총애받는 딸이 북한의 차기 지도자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주애라는 소녀에 대해 이런 분석을 내놨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1월 김 위원장이 둘째 딸 김주애와 함께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참관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김주애는 같은 달 말 화성-17형 발사 공로자들과의 기념촬영에도 김 위원장과 동행했다.
NYT는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의 자녀가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나타낸 점, 북한 매체가 김주애를 '제일로 사랑하시는 자제분' 등으로 존칭한 점 등에 전문가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NYT와 인터뷰에서 "김주애가 후계자가 될 것임을 북한 주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세심하게 마련된 계획의 일환일 수 있다"고 말했다.
NYT는 "김정은 위원장이 김주애를 후계자로 택할 경우 가부장제가 뿌리 깊은 북한에서 이례적인 결정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NYT는 "김 위원장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세 아들 가운데 막내이면서 정권을 이어받았으며,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과 최선희 외무상 등 권력 핵심층에 여성이 없지는 않다"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위원장이 후계자를 일찍 공개해 이전의 시행착오를 피하려 한다는 분석도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1년 12월 17일 심근경색으로 갑작스레 사망한 아버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뒤를 이어 북한의 지도자가 됐다. 그가 세상에 공개된 것은 이로부터 불과 1년여 전인 2010년 9월 조선노동당 제3차 당 대표자회에서다. 그야말로 '갑자기 툭 튀어나온' 후계자였던 셈이다.
이 때문에 지도자가 된 뒤에도 상당 기간 통치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받아왔다. 그래서 김정은 위원장이 후계자는 자신과 같은 일을 겪지 않도록 해 주기 위해 일찌감치 둘째 딸 김주애를 후계자로서 전면에 내세운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김주애가 후계 구도에서 앞서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탈북민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은 "김 위원장의 아들이 있는 상황에서 김주애가 후계자라고 결론 내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주 영국 북한 대사관 공사로 있다 2016년 한국으로 망명한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도 NYT에 "김정은 위원장의 자녀 가운데 특정한 한 명을 우상화하는 작업이 시작돼야 진짜 후계자가 드러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