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역임하며 ‘오바마 경제교사’로도 불렸던 굴스비 총재는 그간 비둘기파 행보를 보여왔다. 그는 지난해 6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공격적인 긴축을 통해 수요가 둔화하면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커 총재와 로건 총재는 중도파로 분류된다. 하커 총재는 “이미 충분히 제한적인 수준의 금리 인상을 했다”며 속도 조절 필요성을 강조했고, 로건 총재도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하다”고 동조했다. 반면 2016년 취임 이래 일관되게 비둘기파적 성향을 내비쳤던 카시카리 총재는 지난해부터 매파로 돌아섰다는 평가다.
반대로 올해 투표권이 없어지는 인물은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에스터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 등 4명이다.
불러드 총재는 지난해 11월 최종 기준금리 수준을 최소 5%에서 최대 7%까지 제시해 시장에 혼란을 불러일으켰던 ‘강성 매파’다. 메스터 총재와 조지 총재도 매파로 분류된다. 이들은 “지출 억제를 위해 더 높은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조지 총재) 등의 발언으로 지난해 증시를 출렁이게 했다. 콜린스 총재만이 비둘기파로 분류된다.
결국 매파 위원이 3명이나 퇴장하고 비둘기 및 중도파들이 빈자리를 채우게 되면서 올해 FOMC가 온건하게 바뀌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통상 비둘기파는 ‘완전 고용’을 중시하는 만큼 공격적인 금리 인상은 지양하는 편이다. 안나 웡 블룸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OMC 의사 결정 과정에 (완화 주장이) 더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재임 6년 차를 맞는 파월 의장이 올해에도 강력한 긴축 의지를 보이고 있어 극적인 기조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매파와 비둘기파 간에 입장차가 크지 않았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해 마지막 FOMC에서 공개된 점도표(Fed 위원들이 예측하는 최종 기준금리 수준)에 따르면 Fed 위원 19명 가운데 17명이 올해 말 기준으로 기준금리가 5%를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최소한 ‘깜짝’ 매파 발언으로 투자자들의 가슴을 철렁이게 만드는 일은 줄어들 것이라는 게 시장의 일반적인 평가다. 국내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불러드 총재 등이 갑자기 강한 어조로 인터뷰나 강연을 하면서 증시를 얼어붙게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며 “시끄럽게 노이즈를 만드는 매파들의 발언에 밤 잠 설칠 일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