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새 생산기지로 떠오르고 있는 베트남의 미국 시장 점유율도 3배 이상 늘었다. 2018년 2.6%에서 2021년 9.1%로 대만에 이어 두 번째로 점유율이 증가했다. 베트남에 10억 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조립·테스트 공장을 운영 중인 인텔은 지난해 투자를 50% 확대하기도 했다. 베트남 사업무역부는 반도체를 주력산업으로 꼽고 2020년부터 2024년까지 4년간 연평균 1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베트남에는 인텔 외에도 일본 르네사스, 주키 등 반도체 기업이 진출해 있다.
지난해 한국의 반도체 관련 품목별 중국 수출 비중은 ▶시스템 반도체 32.5% ▶메모리 반도체 43.6% ▶반도체 장비 54.6% ▶반도체 소재 44.7%였다. 한국 반도체 수출에서 과도한 중국 의존 구조에서 탈피하고 새 수요처를 확보하기 위해 전 세계 반도체 수요의 21.6%를 차지하는 미국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낮은 연구개발(R&D) 투자 비율과 장비·소재의 높은 해외 의존도를 국내 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기준 반도체 매출 대비 R&D 비율은 한국이 8.1%로 미국(16.9%), 중국(12.7%), 일본(11.5%), 대만(11.3%) 등 주요국 중 가장 낮았다. 반도체 소재 역시 특정국 수입의존도가 90%를 상회하는 품목의 비중이 한국(18.2%), 대만(16.7%), 미국(7.8%) 순으로 높은 수준이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한국은 반도체 설비 투자에 대한 대기업 세액공제를 현행 6%에서 8%로 늘리는 데 그쳐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뒤처질 우려가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미국이 주도하는 공급망 재편 구도에 참여하고 장기적으로는 R&D 및 설비 투자 지원을 통해 첨단기술 영역에서 초격차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