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 軍 준비태세 '최고' 격상…앙숙 코소보와 무슨 일

중앙일보

입력 2022.12.27 21:17

수정 2022.12.27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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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세르비아 남부 코소보와의 경계선 근처에 세르비아군의 자주포가 배치된 모습. AP=연합뉴스

세르비아 정부가 ‘앙숙’ 코소보와의 긴장감이 높아지자 26일(현지시간) 군의 전투 준비 태세를 최고 등급으로 격상시켰다고 AFP, AP,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밀로스 부세비치 세르비아 국방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대통령이 군에 최고 등급의 전투 준비 태세를 갖출 것을 명령했다”며 “코소보에 있는 세르비아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세비치 국방장관은 또한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이 특수부대 병력을 기존의 1500명에서 5천 명으로 증원할 것을 지시했다고 알렸다.  
 
이번 성명은 부세비치 국방장관이 밀란 모실로비치 육군참모총장과 함께 전날 코소보와 접한 남부 국경도시 라스카를 시찰한 뒤에 나왔다. 라스카는 코소보와의 국경에서 약 10㎞ 떨어진 곳으로, 세르비아 육군 병력이 여기에 주둔하고 있다.


세르비아는 육군 최고 책임자인 모실로비치 육군참모총장을 국경지대에 파견한 데 이어 최고 등급의 전투 준비 태세에 돌입하며 코소보에 재차 군사적 위협을 가했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의 중재로 봉합되는 듯했던 코소보 북부 지역의 민족 갈등은 이 지역의 전직 세르비아계 경찰관이 코소보 경찰에 체포된 것을 계기로 또다시 고조되고 있다.
 
해당 경찰관의 체포에 반발한 세르비아계 주민들은 지난 10일부터 코소보 북부 주요 도시인 미트로비차 등에서 주요 도로를 트럭 등으로 봉쇄하며 코소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시위대가 주요 도로를 차단한 건, 코소보 경찰을 공격한 혐의로 체포된 세르비아계 전직 경찰관 데얀 판티치가 코소보 수도 프리슈티나로 이송되는 걸 막기 위해서다.
 
앞서 현지 세르비아계 경찰 600여 명과 시장, 공무원, 법관 등은 세르비아 정부에서 발급한 자동차 번호판 사용을 금지하려는 코소보 정부의 조처에 항의해 지난달 집단 사퇴한 바 있다.
 
자동차 번호판 논란은 EU와 미국의 중재로 타협이 이뤄졌으나 코소보 정부가 북부 지역에 경찰을 파견하면서 갈등이 또다시 초래됐다.
 
코소보 전체 180만 인구 중 알바니아계는 92%, 세르비아계는 6% 정도다. 세르비아계 주민 대다수는 코소보 북부 지역에 살고 있다.
 
세르비아인들이 실질적인 자치권을 행사하는 코소보 북부 지역에 알바니아계 경찰이 파견되자 세르비아계 주민들이 집단 반발했다.  
 
시위대와 코소보 경찰이 대치하며 곳곳에서 총성과 폭발음이 들린 데 이어 25일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코소보 평화유지단(KFOR) 순찰 차량 인근에도 총알이 날아들었다.
 
KFOR는 성명을 내고 자제를 호소했지만, 세르비아와 코소보 모두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코소보 정부는 성명을 통해 “코소보는 범죄 조직과는 대화할 수 없으며, 이동의 자유는 회복돼야 한다”며 “어떠한 도로도 봉쇄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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