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현학파는 소득 재분배와 균형적인 경제발전을 강조해 온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의 경제이론을 따르는 진보 성향의 경제학자들 모임이다. ‘학현(學峴)’은 변 교수의 아호다.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해직된 변 교수가 2년 뒤인 1982년 문을 연 '학현연구실(서울사회경제연구소 전신)’이 학현학파의 요람 역할을 했다. 학현학파는 ‘서강학파’, ‘조순학파’와 함께 한국 경제학계의 3대 학파 중 하나로 불렸다.
학현학파 인사들은 보수 정부에서 외면당했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주요 보직을 꿰차며 주류가 됐다. 홍장표 전 수석과 강신욱 전 청장뿐 아니라 박복영 전 대통령 경제보좌관과 이근·이제민 전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학현학파로 분류된다. 특히 문 전 대통령이 소득주도성장(소주성) 드라이브를 걸며 학현학파의 입김은 더욱 세졌다.
여권에선 “통계 조작은 국정농단”이라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2일 “소득분배가 악화했다는 통계 발표 뒤 당시 황수경 통계청장이 경질됐고, 강신욱 통계청장이 임명됐다”며 “그 이후 소득분배 지표는 정권 입맛에 딱 맞게 달라졌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야당에선 “감사원이 정치보복의 수단이 됐다”고 강력 반발 중이다.
일각에선 학현학파를 둘러싼 논란이 오해에서 비롯됐단 시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학현학파는 특정 이론을 따르는 학파라기보다 진보적 연구를 하는 교수들의 네트워크”라며 “통계 조작과는 거리가 먼 연구자들일 뿐”이라고 말했다. 홍 전 수석과 강 전 청장은 통계조작 의혹과 관련한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는 입장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