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이성민 집 어딘가 했더니…'지방 청와대' 여기였네

중앙일보

입력 2022.12.22 11:06

수정 2022.12.22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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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재벌집으로 등장하는 옛 부산시장 관사. 사진 부산시

JTBC 금토일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포스터. 사진 JTBC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시청률 고공행진을 하면서 드라마 속 ‘재벌집’으로 등장하는 옛 부산시장 관사가 관심을 끌고 있다.  
 
21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부산 수영구 남천동 옛 부산시장 관사(현 부산시 열린 행사장)를 배경으로 촬영됐다. 옛 부산시장 관사 외관과 대문·정원· 연못 등이 극 중에서 순양그룹 진양철(이성민 분) 회장이 사는 ‘정심재’ 배경으로 나온다.  
 
진 회장이 연못 앞에서 물고기 밥을 주다 사위 최창제(김도현 분)를 만나고, 막내 손자 진도준(송중기 분)이 정원에서 책을 읽는 것이 대표적인 장면이다. 이 드라마는 재벌가 오너 리스크를 관리하던 비서가 창업주 막내 손자로 부활해 새 인생을 사는 판타지 드라마다. 이 과정에 재벌가 자식들과 주인공 진도준이 진 회장 후계자가 되기 위해 권력다툼을 빚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배경 중 하나가 바로 옛 부산시장 관사를 활용해 촬영한 ‘정심재’다.  
 
지난달 18일 첫 방송을 한 이 드라마는 3회 만에 시청률 10.8%에 이어 8회에는 19.4%까지 기록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17.5%)를 뛰어넘었다. 지난 14회에서는 시청률 24.9%(비지상파 유료가구)로 집계됐는데 이는 재벌집 막내아들 자체 최고 시청률이면서 2018년 인기를 끌었던 ‘스카이 캐슬’(23.8%)도 뛰어넘은 기록이다. 남은 회차에서 28.4%로 종영한 ‘부부의 세계’를 넘어서면 JTBC 역대 드라마 시청률 1위 자리에 오르게 된다. 

인기 웹소설 '재벌집 막내아들'(오른쪽)을 원작으로 하는 JTBC 드라마는 재벌 그룹 비서로 일하던 윤현우(송중기)가 억울하게 살해당한 뒤 그 재벌가의 막내 손자로 깨어나 복수를 계획하는 판타지 회귀물이다. 사진 JTBC, 네이버시리즈 캡처

이처럼 드라마가 시청률 고공행진을 하면서 배경이 된 옛 부산시장 관사도 주목받고 있다. ‘지방 청와대’로 불리는 부산시장 관사는 1980년대 대통령 별장으로 지어졌다. 전두환 전 대통령 지시로 1985년 완성됐다. 고 김중업 건축가 작품으로 당시 41억 5700만원이 투입됐다. 건물 외관도 고급스럽지만, 규모도 부지 1만 8015㎡, 건물 연면적 2437㎡로 넓다. 나무만 2만3000여 그루가 있다.  


육중한 무게의 철제 대문을 지나 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차를 타고 올라가면 관사 건물이 나온다. 옛 부산시장 관사는 2020년 오거돈 전 시장 사퇴 이후 비어 있다. 박형준 시장은 이 관사에 입주하지 않고 내년 말 관사 리모델링이 끝나면 2024년 1월 강연·전시·공연 장소 등을 갖춘 공간으로 개방할 방침이다.  
 
부산시장 관사가 촬영장으로 활용된 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부산영상위원회에 따르면 부산시장 관사에서 촬영한 영화·드라마는 2021~2022년 4개에 달한다. 2007년부터 2020년까지 촬영 작품은 7개에 불과했는데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내년에도 2편의 작품 촬영이 예약된 상태다.

옛 부산시장 관사. 사진 부산시

나윤빈 부산시 대변인은 “관사가 고풍스러워 시대극에 잘 어울리고 현재 사실상 비어있기도 해 재벌집 막내아들 등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 인기를 끄는 것 같다”며 “현재도 건물 내부를 제외하면 평일에 산책로 등이 개방된 상태이지만 리모델링이 완료돼 완전히 개방하면 좀 더 많은 시민이 찾는 명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