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현상 속에서 일본을 찾은 관광객들이 고가 브랜드 쇼핑에 나서면서 일본 백화점·면세점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의 수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없었던 2019년의 약 60% 수준까지 회복됐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다카시마야 등 일본 5대 백화점의 11월 면세 매출액은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11월 대비 50~90%에 달했다. 미쓰코시 이세탄 백화점의 경우 11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의 수도권 지역 면세 매출이 2019년 같은 기간보다 4% 증가하기도 했다.
면세 매출이 급증한 건 외국인 관광객들이 일본 백화점에서 럭셔리 브랜드 제품과 고가 시계 등을 대거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엔화 가치 급락으로 요즘 웬만한 명품 브랜드의 일본 가격은 유럽 등 해외 어느 나라보다 저렴한 상황이다. 일본 백화점협회에 따르면 방일객의 1인당 구매 단가는 10월 기준 19만2000엔(약 184만원)으로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10월의 6만5000엔(약 62만원)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에서 이전보다 훨씬 많은 돈을 쓰고 있다는 의미다.
마쓰야 긴자 백화점의 12월 1~15일 면세 매출액은 2019년 같은 기간보다 5.7% 증가했다. 주로 50만엔(약 479만원) 전후의 고급 브랜드 가방이나 시계 등이 팔렸다고 백화점 측은 밝혔다.
日 여행 외국인 중 한국인 제일 많아
올해 10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코로나 사태 전인 2019년 10월의 20% 수준이지만, 한국인은 3년 전 같은 달(19만 7281명)의 62.3%까지 회복된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 여행 예약 사이트인 인터파크에 따르면 지난 10월 1~3주 일본행 항공권 발권은 9월 같은 기간에 비해 589.3% 급증했다. 일본으로 향하는 여행객 비중은 전체 항공권 구매 고객의 48.2%였다.
돌아오지 않는 중국인 관광객...'폭매'는 없어
내년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노무라 종합연구소는 2023년 방일객수를 1384만 명으로 추산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3188만 명의 절반이 안 되지만, 2022년 1~10월까지의 방일객 수 152만 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