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보다 싸네? 쇼핑 성지된 日…479만원 명품백도 쓱 사온다

중앙일보

입력 2022.12.20 05:01

수정 2022.12.20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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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현상 속에서 일본을 찾은 관광객들이 고가 브랜드 쇼핑에 나서면서 일본 백화점·면세점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의 수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없었던 2019년의 약 60% 수준까지 회복됐다.
 

지난 10월 17일 일본 도쿄의 대표 관광지인 아사쿠사 센소지에서 관광객들이 기념품을 고르고 있다. AP=연합뉴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다카시마야 등 일본 5대 백화점의 11월 면세 매출액은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11월 대비 50~90%에 달했다. 미쓰코시 이세탄 백화점의 경우 11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의 수도권 지역 면세 매출이 2019년 같은 기간보다 4% 증가하기도 했다. 
 
면세 매출이 급증한 건 외국인 관광객들이 일본 백화점에서 럭셔리 브랜드 제품과 고가 시계 등을 대거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엔화 가치 급락으로 요즘 웬만한 명품 브랜드의 일본 가격은 유럽 등 해외 어느 나라보다 저렴한 상황이다. 일본 백화점협회에 따르면 방일객의 1인당 구매 단가는 10월 기준 19만2000엔(약 184만원)으로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10월의 6만5000엔(약 62만원)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에서 이전보다 훨씬 많은 돈을 쓰고 있다는 의미다.  
 
마쓰야 긴자 백화점의 12월 1~15일 면세 매출액은 2019년 같은 기간보다 5.7% 증가했다. 주로 50만엔(약 479만원) 전후의 고급 브랜드 가방이나 시계 등이 팔렸다고 백화점 측은 밝혔다. 


지난 11월 27일 일본 도쿄의 쇼핑가인 긴자를 걷고 있는 사람들. AFP=연합뉴스

日 여행 외국인 중 한국인 제일 많아 

이처럼 일본 백화점의 면세 매출이 급증한 데는 지난 10월 11일 외국인 무비자 입국 허용 후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 10월 일본 방문객 수는 49만 8600명이었는데 이 중 한국인이 12만 2900명으로 전체의 24.6%를 차지했다. 2위는 미국(5만 3200명)으로 한국인 방일객의 절반에도 못 미쳤고, 홍콩(3만 6200명)·대만(3만 5000명)·태국(3만 4100명)이 뒤를 이었다.
 
올해 10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코로나 사태 전인 2019년 10월의 20% 수준이지만, 한국인은 3년 전 같은 달(19만 7281명)의 62.3%까지 회복된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 여행 예약 사이트인 인터파크에 따르면 지난 10월 1~3주 일본행 항공권 발권은 9월 같은 기간에 비해 589.3% 급증했다. 일본으로 향하는 여행객 비중은 전체 항공권 구매 고객의 48.2%였다.
 

돌아오지 않는 중국인 관광객...'폭매'는 없어 

방일객 증가에 더해 일본 정부의 여행 진흥책인 '전국 여행 지원'이 겹치면서 일본 호텔이나 여관 등도 예약률이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되는 추세다. 다만 코로나19 이전 방일 외국인의 30%를 차지했던 중국으로부터의 관광객이 아직 돌아오지 않아 중국인이 화장품 등을 '폭매'했던 드러그스토어나 가전제품 매장의 매출 회복은 더딘 상황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내년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노무라 종합연구소는 2023년 방일객수를 1384만 명으로 추산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3188만 명의 절반이 안 되지만, 2022년 1~10월까지의 방일객 수 152만 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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