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마스크값 6배 뛰고, 택배기사 확진에 물류 마비

중앙일보

입력 2022.12.20 00:10

수정 2022.12.2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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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저장성 항저우시의 한 약국에 코로나19 신속 항원 자가진단키트를 사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서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을 완화한 지 10여 일 만에 중국 전역에서 3년 전 코로나19 발발 초기의 혼란이 재현되고 있다. 고성능 마스크가 수요 폭증으로 가격이 급등하고, 양성자가 늘면서 헌혈이 급감해 혈액 재고가 바닥을 보인다. 또 택배 주문은 늘고 택배기사는 확진으로 급감하면서 물류망이 마비됐다. 불안에 시달리는 ‘환양증(幻陽症, 양성 환상 증후군)’까지 등장하면서 외부 활동을 중단하는 자발적 ‘셧다운’이 이어져 내수 부진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지난 7일 방역 ‘신10개조’ 발표 이후 중국에서 1.0㎛(마이크로미터)보다 큰 미생물을 95% 차단하는 KN95 등급 마스크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이를 악용해 폭리를 취한 업자가 적발됐다. 저장(浙江)성 사오싱(紹興) 주지(諸曁)시 시장감독관리국이 KN95 마스크 10개 묶음 가격을 18.68위안(3500원)에서 139.90위안(2만6300원)으로 9일 만에 648.9% 인상한 업체를 적발했다고 중국 경제지 제일재경이 지난 17일 보도했다. 신문은 마스크 품귀로 코로나 발생 초기인 2020년 춘절(중국 설)로 돌아간 것 같다고 전했다.
 
혈액 재고는 지방 곳곳에서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확진자가 급증하고 강추위가 중국 전역을 휩쓸면서 중국 대도시 거리에서 이뤄지던 헌혈이 사실상 중단됐다. 단체 헌혈도 발길이 끊기면서 병원의 임상용 혈액 공급이 막혀 산둥(山東)성 지난(濟南), 지린(吉林)성 창춘(長春),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 산시(山西)성 타이위안(太原) 등에서 혈액 재고 부족 경보를 발령했다고 대만의 친중국계 신문 왕보(旺報)가 19일 보도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17일 긴급 헌혈 지침을 발표하고 헌혈 촉구 캠페인을 시작했다. 코로나 확진 환자의 경우 유전자증폭(PCR) 검사 혹은 자가진단키트로 양성이 나와도 7일이 지나면 헌혈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중국이 자랑하던 택배망도 마비되면서 지연·연착 현상이 일상화됐다. 중국 국가우정국 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로나 확산으로 택배 물량이 급증해 하루 평균 3억6000만 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홍콩 성도일보는 최근 택배 물량이 평소의 3배로 급증했지만, 배달기사는 확진자 증가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배달원 부족 현상에 택배 가격도 30%가량 인상됐다. 하지만 최근 영하 10도 이하의 한파까지 몰아치면서 베이징 일대의 물류 마비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