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8월에 문을 연 K11 뮤제아는 최근 국내에서도 많이 시도되는 ‘아트 마케팅’의 결정판 같은 곳이다. 쇼핑 공간에 예술품을 배치해 색다른 경험과 볼거리를 제공한다. K11 뮤제아 프로젝트는 에이드리언 청(43) 홍콩 뉴월드개발그룹 부회장이 지휘했다. 청 부회장을 홍콩에서 직접 만나 그가 구상하는 ‘미래의 쇼핑몰’에 관해 물었다.
- K11 뮤제아를 간단히 소개해 달라.
- “총 26억 달러(약 3조4000억원)의 자본이 투입됐다. 전체 10층 규모 27만㎡(약 8만4000평)의 복합문화 공간이다. 세계적 건축 회사인 미국 콘 페더슨 폭스, 뉴욕 하이라인의 조경 설계가 제임스 코너 등이 참여했다. 이곳에는 250여 개의 매장과 70여 개의 레스토랑, 매번 전시 내용이 바뀌는 아트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옥상에는 도시 농장이 있다.”
그의 말대로 K11 뮤제아는 건물 가운데가 뻥 뚫린 35m 높이의 중정 홀 형태로, 내부는 마치 오페라 극장을 연상시킨다. 이날 중정에는 일본의 설치 미술가 치하루 시오타의 작품 ‘나는 희망한다’가 걸려 있었다.
- K11 뮤제아를 ‘뮤지엄-리테일’로 정의한다.
- “예술과 상업은 대척점에 있지 않다. 대중을 상대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뮤제아 이전 프로젝트인 ‘K11 아트몰’을 2008년 열면서 문화와 상업이 융합된 개념을 최초로 만들었다. 뮤제아는 2009년부터 구상해 약 10년간 쏟아부은 결과물이다.”
- 왜 이런 공간을 만들었나.
- “뮤제아는 그리스 신화 속 ‘영감(inspiration)의 여신’이다.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새로움을 발견하고, 영감을 얻어가기 바란다.”
- 사업에 어려움은 없었나.
- “어렵지 않은 점이 없었다(웃음). 무엇보다 같이 일하는 동료에게 뮤지엄-리테일이라는 개념을 이해시키는 것이 어려웠다. 예술가를 설득하는 건 오히려 쉬웠다.”
- 비즈니스 성과는.
- “지난해 매출 규모가 2020년 대비 38% 성장했다. 코로나19로 관광객이 거의 오지 않았던 가운데 낸 성과다. 현재 고객의 80%가 현지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