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최악 가뭄에도 물 걱정없는 신안…지하수 염분 제거장치도 한몫

중앙일보

입력 2022.12.14 11:38

수정 2022.12.1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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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일부 섬 지역에 제한급수를 하는 등 남부지역이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신안군 70여개 섬 지역에 물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해수담수화 장비를 설치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한 결과다. 

전남 신안군 신의면 염분 제거 장치 설치. 사진 신안군

14일 신안군에 따르면 신안군 올해 강우량은 724㎜로 예년의 62.5% 수준에 그쳤다. 식수원인 저수지 담수율은 전체 9곳 중 7곳이 30%대에 머무르고 있다. 신안군은 가뭄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월부터 저수율 등에 따라 관심·주의·경계·심각 순으로 4단계로 비상 급수체계를 구축했다. 물 절약 캠페인을 하고 상수도 관로 누수 여부를 점검해 새는 물을 최소화했다. 또 수압을 줄여 공급량을 조절하는가 하면 농업용수를 정수해 식수로 활용한다.
 
식수원으로 쓰는 저수지에 물 담기 작업도 계속하고 있다. 주변 소규모 저수지에서 물을 끌어오는 방식이다. 덕분에 지난 7월 저수율 17%에 그쳤던 암태면 저수지는 현재 23%로 상승했다. 자은면 식수원 저수율도 20%에서 31%로 올랐다. 저수율이 12.6%에 불과한 증도면에는 지하수 관정을 파 식수난을 해결했다. 
 
이동식 염분 제거(해수 담수화) 장치도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군은 5억원을 들여 흑산면과 신의면 등에 지하수 염분 제거 장치를 설치했다. 이 장치로 흑산면과 신의면에서는 각각 하루 100t과 300t의 물을 처리할 수 있다. 이 장치는 필터를 이용한 역삼투 방식으로 염분을 제거한다.  
또 증도면에도 하루 300t 처리 가능한 장치를 내년 1월 중으로 설치하고 수원지를 준설할 계획이다.

전남 신안군 자은면 보조수원(지하수) 송수관로 설치. 사진 신안군

해수담수화 시설·수도요금 감면 
전남도도 가뭄대책에 발벗고 나섰다. 완도와 신안 등 섬 지역을 중심으로 대형 관정 개발과 해수 담수화 시설 설치비를 지원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내년 2~3월까지 주요 섬에 관정 수십곳을 파고 해수 담수화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제한급수 지역인 완도 금일·넙도·소안면 등에는 내년 1월 급수 차를 추가로 배치할 계획이다. 물 절약 가구에는 수도요금도 감면해준다. 
 
광주광역시, 내년 3월 제한급수 예상
광주시는 지난 10월부터 물 절약 운동에 나섰다. 그 결과 시민들이 수돗물을 적게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둘째 주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돗물 사용량이 8.7% 줄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물 사용량이 큰 폭으로 줄지 않으면 내년 3월 제한급수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라며 "가뭄 극복에 동참한 시민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기준 광주광역시 주요 식수원인 동복댐 저수율은 28.26%, 주암댐은 30.1%이다.  


남부지방 가뭄 내년 2월까지 이어질 듯
행정안전부·농림축산식품부·환경부·기상청 등은 지난 13일 ‘12월 가뭄 예·경보’를 공동 발표했다. 최근 6개월 전국 누적 강수량은 931.4㎜로 평년 대비 94% 수준이지만, 남부지방은 62~82%에 그쳤다. 또 내년 2월까지 남부지방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예상해 가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남 완도군 소안면 미라제가 겨울 가뭄으로 저수율이 30% 이하로 떨어져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