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국제수지(잠정) 통계에 따르면 10월 경상수지는 8억8000만 달러(약 1조15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 규모는 전달 15억8000만 달러에서 반 토막이 났다. 지난해 10월(80억1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1년 사이 71억3000만 달러 감소했다.
흑자 폭이 줄어든 데는 상품수지 영향이 크다. 10월 상품수지는 14억8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75억8000만 달러 줄었다. 상품수지에는 국내 기업의 해외 생산·판매를 한 중계무역도 반영돼 국내 국경을 넘는 수출입만 집계하는 무역수지와는 차이가 있다.
상품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건 수출 부진 때문이다. 10월 수출이 지난해보다 33억7000만 달러 감소했다. 9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수출이 줄었다. ‘제로 코로나’를 내세워 봉쇄를 이어가고 있는 중국(-15.7%)과 일본(-13.1%) 등 수출이 줄었다. 세계적인 경기 둔화 여파에 수출 효자인 반도체(-16.4%), 화학공업 제품(-13.4%) 등 수출도 부진했다.
반면 수입은 늘었다. 10월 수입액은 540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억2000만 달러 늘었다. 원자재 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 증가하면서다. 이 중 가스‧석탄‧원유 수입액이 각각 79.8%, 40.2%, 24.2% 증가했다. 수송 장비(23.0%), 반도체(20.4%) 같은 자본재와 승용차(39.6%), 곡물(19.9%) 등 소비재 수입도 늘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향후 국제유가 하락으로 수입 감소가 기대되는 반면 글로벌 경기 둔화, 국내 물류 차질 등 수출 불안 요인도 상당해 당분간 월별로 경상수지의 높은 변동성이 예상된다”며 “수출 구조를 다변화하고 에너지 절약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소득수지 개선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해외투자 수익의 원활한 국내 환류를 적극 지원하는 등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