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사업체들의 철수를 돕는 컨설팅 기업인 엠케이차이나컨설팅(서울 구로 소재)이 '중국법인 사업 철수 세미나'를 개최했다. 현장에는 중국에 법인을 두고 있는 16명의 한국인 사업가들이 참석했다. 요즘 중국서 사업하던 한인 사업가들에게 '탈중국'이 화두임을 느낄 수 있는 현장이었다.
2004년부터 중국 비즈니스 컨설팅을 하며 대기업, 중소기업의 중국 내 사업 철수를 도운 박경하 대표는 “철수가 반드시 답인가?”를 가장 먼저 자문해볼 것을 조언했다. 즉, 구조 조정을 통해 몸집을 줄이는 방법도 있고, 회사 지분의 일부를 양도해 리스크를 줄일 수도 있다는 것. 중국 법인을 설립한 태초의 이유가 완전히 사라졌는지, 중국서 완전히 발을 빼야만 하는 상황인지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업 철수가 답이라면, 이 과정에서 가장 잘 해야 하는 것은 '인사(人事)'다.
조금 극단적인 이야기지만 회사 사정이 어려울 때 물건값은 떼먹을지 언정, 인건비를 떼먹는 일은 없어야 비교적 무난하게 중국 탈출이 가능하다. 실제로 경영이 어려워 법원에 파산 신청을 할 때, 임금 미지불 전례가 있다면 진행이 어렵다고 한다. 명백한 위법 행위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퇴직금 제도가 없다. 대신, 개인적인 사유가 아닌 회사의 의지로 노동 계약이 종료됐을 시, 노동계약법 제47조에 따라 '경제보상금'을 지급한다. 경제보상금은 12개월 총임금소득×근속연수의 공식으로 계산되는데, 이때 사측은 일시적으로 거액을 지출할 수밖에 없다. 만약 중국 사업을 철수를 고려하고 있다면 이들에게 지급할 현금 자산을 미리 잘 계산해 확보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추후 경제 상황이 나아져 다시 중국 사업을 전개할 때, 우선 고용하겠다는 '위로'의 말을 전하며 그들의 마음을 다독여주는 일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당장은 아닐지라도, 대중국 비즈니스를 계속 해야 하는 사업이라면 인연이 돌고 돌아 어떻게 만나게 될지 모르는 법이기 때문이다.
요즘 인기리에 방영 중인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는 정도경영(正道經營)이란 표현이 등장한다. 재계 1위 순양 그룹의 사훈으로 '원칙을 지키며, 공정하고 곧은 길을 간다'는 뜻이다. 순양그룹 진양철 회장(이성민)에게 정도(正道)는 돈을 버는 길이다. 사업의 목적은 수익 창출이니 이상할 건 없다. 그러나 돈을 벌기 위해서 위법과 편법을 불사하는 진 회장에게 명예로운 퇴로는 없어 보인다.
차이나랩 임서영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