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금 해제’ 하면 할인…짠테크 앱으로 가스요금 줄여볼까

중앙일보

입력 2022.12.08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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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정보기술(IT) 플랫폼 기업인 에스씨지랩이 2017년 출시한 ‘가스앱’의 회원 수가 100만 명을 돌파했다. 사진 에스씨지랩

 
경기도 고양에 사는 주부 김모(41)씨는 지난여름부터 스마트폰에서 ‘가스앱’을 이용하고 있다. 고물가 시대에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져 공공요금을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서다. 스마트폰 잠금 화면을 가스앱이 제공하는 광고로 설정해 두고 ‘밀어서 잠금 해제’할 때마다 1~2캐시를 받는다. 1캐시는 곧 1원으로, 이렇게 모은 캐시를 매달 가스요금 결제에 활용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공공요금과 관련한 생활 앱 이용자가 늘어난 가운데 이를 ‘짠테크(짜다+재테크)’ 용도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최근 가파른 물가 상승에 매달 고정 지출을 조금이나마 절감하려는 시도다.

도시가스 플랫폼 ‘가스앱’ 회원 100만 명 돌파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도시가스 통합 플랫폼 가스앱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회원 100만 명을 돌파했다. 도시가스 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는 유일한 서비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에너지 정보기술(IT) 플랫폼 기업인 에스씨지랩이 2017년 7월 출시한 가스앱의 회원 수는 2018년 말 22만 명에서 64만 명(2020년 말)→100만 명(2022년 11월 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스앱은 모바일 조회·납부 용도를 넘어서 최근 요금 할인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가스앱 이용자들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세대당 월평균 1200원가량 가스요금 할인을 받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말 그대로 짠테크다. 에스씨지랩 관계자는 “연간 10만~20만원의 캐시를 쌓아 가스요금을 캐시로만 결제하는 고객도 있다”며 “‘우리 지역도 가스앱을 도입해 달라’며 가스앱을 사용할 수 없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요청도 꾸준히 들어온다”고 말했다.


요금 할인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앱을 처음 설치할 때 최대 3000원 적립에 이어 자가검침(150원)·자동이체(200원)·모바일청구서(100원)·챗봇퀴즈(100원) 등을 통해 캐시를 모을 수 있다. 가스앱에서 광고를 시청해도 캐시를 준다. 일부 광고의 경우 회원 가입, 유튜브 구독 같은 미션을 수행하면 최대 1만원을 적립해 준다. 잠금 화면을 열며 캐시를 적립하는 ‘가스락’ 서비스는 2018년 8월 시작했다. 이 서비스를 설정하면 스마트폰 잠금 화면에 나타나는 랜덤 광고를 풀 때마다 1~2원씩 적립할 수 있다.
 
이렇게 모은 캐시를 매달 요금 결제할 때 쓰면 된다. 특히 세대 구성원이 모두 앱을 설치한 뒤 ‘선물하기’를 통해 한 번에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다. 1만 캐시 이상 쌓이면 은행 계좌로 이체하는 것도 가능하다. 고객 만족도는 높다. 지난달 기준 애플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평점 5점 만점에 4.8점을 기록 중이다.
 
현재 전국 770만 가구가 가스앱 서비스 운영 대상이다. 서울도시가스와 인천도시가스·제주도시가스·JB주식회사(옛 중부도시가스)·대륜이엔에스·예스코 등이 활용하고 있고, 내년에는 군산도시가스·귀뚜라미에너지도 추가된다. 요금 조회와 납부·예약·검침은 물론 24시간 채팅 상담 등도 제공한다.
 
모바일 청구서는 매달 발행되는 종이 청구서를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100만 명이 모바일로 청구서를 받고 있으니 매달 100만 장 이상의 종이 청구서를 줄인 셈이다. 박동녘 에스씨지랩 대표는 “내년에는 더 넓은 지역에서 가스앱을 이용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도시가스사와 고객, 나아가 환경까지 아우르는 에너지 서비스를 개척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