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서울 중구 본사에서 회의를 열고 진 행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지난해 30일 차기 회장 후보로 조 회장, 진 행장과 함께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등 3명을 꼽았다.
최종 회장 후보로 낙점된 진 행장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회장직에 취임할 예정이다. 임기는 2026년 3월까지 3년이다. 회추위는 “진 행장이 도덕성‧경영능력을 갖췄고 미래 불확실성에 능동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진 행장은 ‘고졸 신화’를 이룬 인물이다. 서울 덕수상고를 졸업하기 전인 1981년 기업은행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1986년 신한은행 출범 당시 합류했고 재직 중에 한국방송통신대 경영학사, 중앙대 경영학 석사를 취득하며 30여 년간 신한은행에서 근무했다. 2008년 일본 오사카지점장, 2011년 SH캐피탈 사장, 2014년 SBJ은행 부사장, 2015년 SBJ은행 사장, 2017년 신한은행 부행장‧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역임했고 2019년부터 신한은행장을 맡았다.
진 행장은 신한은행장을 맡은 4년간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고 올해 KB국민은행을 제치고 3년 만에 업계 1위인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은 점이 실적으로 꼽힌다.
한편 당초 예상을 깬 인사에 은행권이 술렁이고 있다. 신한금융을 시작으로 주요 금융지주의 수장이 줄줄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초 업계에선 조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연간 순이익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데다 KB금융지주를 제치고 1위 자리에 오를 전망이다. 여기에 손톱 밑 바늘이었던 ‘부정 채용’ 의혹도 지난 6월 대법원서 무죄를 선고하면서 사그라졌다.
조 회장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나머지 금융지주 수장 인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의 임기는 올해 말 끝난다. IBK기업은행의 수장인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내년 1월 초,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내년 3월 말 임기가 만료된다.
손 농협금융 회장은 연임설에 무게가 실렸지만, 조 회장이 물러나면서 거취가 불투명해졌다는 반응이다. 손 우리금융 회장도 우리금융지주 재출범을 이끈 공신이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 최대 실적이라는 성과를 등에 업고 당초 연임설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인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에 대한 책임 여부를 두고 금융당국과 소송을 벌이고 있어 연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심 모두 손 회장이 승소했고 이달 15일 대법원이 DLF 중징계 취소소송의 결론을 내린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의 후보로 정은보 전 금감독원장이 유력한 후보로 부상했다. 하지만 기업은행 노조는 '낙하산 인사'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금융노조는 지난달 "권력자의 측근이나 현장 경험 하나 없는 모피아(재무부와 마피아의 합성어) 출신을 금융권 낙하산으로 보내려 한다면 저지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