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교육청 "학교 방문…후속 조치 협의중"
전북 익산의 한 사립중학교에서 50대 남교사와 20대 여교사 간 신체 접촉을 두고 서로 "성희롱" "갑질"이라고 주장하며 진실 공방을 하고 있다. 두 교사가 각각 가입한 전교조와 교총까지 가세하면서 갈등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전북교육청은 7일 "(이 사건과 관련해) 중학교 관할인 익산교육지원청이 세 차례 해당 학교를 방문했고, 전북교육청에서도 지난 1일 상황 파악을 위해 학교를 찾았다"며 "두 교사 의견과 학교 이사회 결정 사항 등을 바탕으로 후속 조치를 어떻게 할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교조가 요청한 특별감사에 대해선 "사안의 경중을 따져 판단할 것"이라며 "주변 교사들도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어서 교원 치유 방안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전북교육청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9월 21일 오전 8시30분쯤 해당 중학교 교무실 안 정수기 앞 좁은 통로에서 발생했다. 이 학교 50대 남교사 A씨가 몸을 숙여 컵으로 정수기 물을 받던 중 20대 여교사 B씨가 통로를 지나가다가 A씨 엉덩이에 신체 일부가 닿았다. 이후 A교사는 불쾌감을 호소하며 학교 측에 알렸다. 학교 성고충심의위원회는 지난달 1일 "B교사의 성희롱이 맞다"고 인정했다.
성고충심의위 "여교사가 성희롱 가해자"
그러나 B교사는 "길을 비켜달라고 요구했지만 A교사가 들은 체하지 않자 '지나갈게요'라며 틈새로 지나는 순간 신체가 부딪혔다"고 맞서고 있다. 정수기 앞을 지날 때 A교사가 몸에 힘을 주면서 B교사에게 부딪친 점, 이후 A교사가 "왜 인사를 안 하느냐"고 큰소리친 점, B교사에게 가까이 와 몸을 위아래로 훑고 노려본 점 등을 근거로 본인이 '갑질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전교조 "남교사가 갑질" VS 전북교총 "2차 피해 없어야"
이에 대해 전북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 1일 보도자료를 내고 "성고충심의위원회에서 현장 방문까지 해 성희롱을 인정한 만큼 사회적 강자와 약자 대립 구도나 교사 간 권력 문제로 바라보면 사안의 본질을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사회는 성 관련 사안 발생 시 피해자중심주의 원칙과 2차 가해 폐해를 강조하고 있다"며 "피해 교사가 남성 또는 연령이 많다고 해서 보호받지 못하거나 명예훼손 등 2차 피해를 받아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학교 "두 교사 수업 계속…업무 공간은 분리"
A교사는 전북교총, B교사는 전교조 소속으로, 사건 이후에도 수업을 계속하고 있다. 학교 측은 두 교사 동선이 겹치지 않게 업무 공간을 분리 조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