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해제 조짐에 업계 주가 급등
강변호텔 배급사인 콘텐츠판다의 모회사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는 지난달 7일 5720원에 거래를 마쳤으나, 지난 5일 종가 기준 주가가 8080원을 기록하면서 약 41.3% 올랐다. 최근 국내 시청률 20%대를 넘보고 있는 ‘재벌집 막내아들’ 제작사 래몽래인과 콘텐트리중앙 주가는 같은 기간 각각 37.3%(2만2650원→3만1100원), 33.6%(2만2300원→2만9800원) 뛰었다. 불법 스트리밍을 통한 시청이 대부분이지만, 중국에서도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향후 정식 판로가 열리면 지식재산권(IP)을 통한 사업이 용이해질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또한 중국에서 K팝 음반판매 등이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가 시장에 반영된 결과다. KB증권은 “한한령 기간에 제작한 작품 판매로 빠르게 실적에 기여할 수 있어 드라마 제작사 수혜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동렬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한한령 이전부터 우리 콘텐트의 상품성이 중국 시장에서 가장 크게 인정받고 있었기 때문에 현지 소비자와 사업자도 해제를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측 정부 입장에서도 외교 관계 개선의 시작점으로 삼기에 문화 교류가 가장 효과적이라 (한한령은) 곧 풀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정책 기조 그대로…업계는 ‘신중’
특히 중국의 팬덤 규제와 대면 콘서트 금지 기조가 여전해 2017년 이전으로 돌아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여기에 지난달 30일 사망한 장쩌민 전 국가주석에 대한 추도 기간이 이어지고 있어 대중 음악 관련 행사는 모두 중단된 상황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아직은 올해 초와 비슷한 분위기라 피부로 체감할 만한 변화는 없다”고 전했다. DB금융투자는 “코로나19 관련 정책의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중국 소비 수혜 테마보다는 언택트 성격이 강한 콘텐트, 게임 등 업종의 반등이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한한령 해제를 계기로 한중 정부가 양국 간 문화사업의 관행을 확립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 교수는 “정치적인 문제가 생길 때마다 콘텐트 제작이 전면 중단되는 등 외부 조건 때문에 사업의 안정성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사업자들 간 거래 관행이 만들어질 수 있게 양 국가 차원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