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평가에서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 1위에는 지난해에 이어 유튜브가 올라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누구나 수긍할 수밖에 없는 결과다. 기기설치수에서 가장 높은 수치(3790만 건)를 보였고 월단위 활성사용자수(MOU)는 3461만 명 수준이었다. 이용자당 앱을 실행하는 데 사용한 총시간의 평균값은 118분으로(일 단위) 2시간가량이었다.
10위권에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고 익숙한 앱들이 이름을 올렸다. 2위 카카오톡, 3위 인스타그램, 4위 쿠팡, 5위 당근마켓, 6위 스노어랩, 7위 네이버 지도·내비게이션, 8위 넷플릭스, 9위 티맵, 10위 쿠팡플레이였다. 그중 스노어랩이 생소할 수 있는데, 수면시간 동안 코골이 습관을 측정하는 앱으로, 기기설치수와 신규 설치수 등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평균실행시간이 길어 상위에 올랐다. 4위에 오른 쿠팡의 질주가 돋보인다. 지난해 순위에서 12계단 점프했다. 이를 방증하듯 2022년 3분기에는 2014년 로켓배송 출범 후 8년 만에 영업이익 첫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토종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도 신규로 10위권에 진입했다.
20위권에 오른 앱들도 사용자에 따라 이용빈도수가 높은 앱들이다. 20위권은 밴드(11위), 줌 클라우드 미팅(12위), 토스(13위), 카카오뱅크(14위), 트위터(15위), 카카오맵(16위), 오픈타운(17위), 구루미(18위), 네이버 웹툰(19위), 틱톡(20위)로 구성됐다. 이 중 모바일 대체금융 서비스인 토스와 카카오뱅크의 도약이 눈에 띈다. 각각 12단계, 14단계 순위가 상승했다. 그 외 급성장한 앱으로는 오픈타운과 구루미가 있다. 오픈타운은 아바타와 AI 채팅 중심의 메타버스 소셜미디어고, 구루미는 그룹스터디 앱으로, 두 개 모두 평균실행시간이 길어 높은 총점을 받았다. 반면 MZ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틱톡의 순위 하락(10단계)도 눈에 띈다.
30위권에는 신규 진입이 다수 포함됐다. 30위권은 로지D1(21위, 신규), 구글 지도(22위, 신규), 카카오 T(23위), 배달의민족(24위), 티빙(25위, 신규), 디시인사이드(26위, 신규), 여기어때(27위, 신규), 네이버 파파고(28위), 그립(29위, 신규), 웨이브(30위) 순이다. 이 중 로지D1은 대리운전 기사에게 콜을 배차하는 앱으로, 평균실행횟수가 TOP 60위 중 가장 높았다(일 단위 30.98번). 새롭게 떠오르는 앱으로는 그립이 있다. 라이브커머스가 급부상하면서 이번 앱 평가에서 눈에 띄는 결과를 얻었다. 그립은 2019년 2월 네이버 마케터 출신 김한나 대표가 국내 최초로 론칭한 라이브커머스 앱이다. 이후 2년 10개월 만에 그립 내 판매자 수 1만7000여 명, 누적 거래액 1000억원, 시청 대비 평균구매전환율 25%를 기록하며 시장 선두 주자로서 입지를 굳혔다.
40위권에서도 라이징 스타 앱들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디즈니플러스(31위), 바이낸스(32위), 코레일톡(33위), 디스코드(34위), iQIYI(35위), 오늘의집(36위), 다음 카페(37위), 카카오페이(38위), 에펨코리아(39위), 야놀자(40위)로 구성됐다. 2021년 말 국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플러스는 지난 1년 동안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타워즈 등 강력한 IP(지식재산권)를 무기로 성장하고 있다. 같은 OTT 서비스로 iQIYI는 아시아 드라마, 애니메이션, 예능 버라이어티 쇼 콘텐트로 특화해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디스코드는 사실상 게임용 메신저의 대명사로, 음성·채팅·화상통화 등을 지원하는 인스턴트 메신저다. 에펨코리아도 본래는 시뮬레이션 게임인 풋볼 매니저의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였으나 유머갤 등 게임과 상관없는 여러 게시판이 생기고 유입 인원이 늘었다. 한편 바이낸스(Binance)는 중국계 캐나다인 창펑 자오가 운영하는 세계 최다 암호화폐 거래소다. 지난해에는 암호화폐 거래소 중 업비트가 8위에 올랐으나 올해는 상위권에서 탈락했다.
50위권에서는 금융권 앱 중 KB계열의 선전이 돋보인다. 금융권은 특히 핀테크, 스마트뱅킹, 디지털전환에 막대한 자본력을 투입하고 있는데, 이 중 KB국민은행 스타뱅킹(41위), KB증권 ‘마블’(44위) 앱이 이용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 무신사(42위)도 가파른 성장세가 앱 순위에 반영됐다. 토종 SPA(제조·유통 일괄형) 브랜드 무신사는 후발 주자지만 온라인, 모바일 세상에서 선진적인 디지털 마케팅을 펼친 결과,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그 외 50위권에는 유튜브 키즈(43위), 프라이빗쉐어(45위), 페이스북(46위), 배달요기요(47위), 아프리카TV(48위), The건강보험(49위), 캐시워크(50위)가 포함됐다.
마지막 60위권에는 다수 하락세에 있는 앱들이 포함됐다. 51위 G마켓은 지난해 38위에서 13단계, 53위 네이버 카페는 지난해 23위에서 30단계, 58위 카카오스토리는 지난해 14위에서 무려 44단계 하락했다. 그 외 50위권에서 신규로 TOP 60에 오른 앱으로는 에이블리(52위), KBS my K(54위), 통합교육연수시스템(55위), 하쿠나 라이브(56위), 스트림 링크(57위), 헬로톡(59위), 클럽라이브(60위)가 있다.
10개 분류별 ‘앱들의 전쟁’
▶건강/운동 부문에서는 만보기, 운동/식단 관리, 트레이닝용 인터벌 타이머 앱들의 역할이 돋보이고 경쟁도 치열하다. 건강관리와 운동의 목적과 용도에 따라 앱의 기능이 매우 세분화돼 있다.
‘2022 한국인이 사랑한 모바일앱 200’ 선정을 위해 데이터분석기업 TDI와 함께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추출했다. 기간은 2022년 1월부터 10월 30일까지다. 항목은 기기설치수(잔존), 신규설치수, 삭제수, 활성사용자수, 평균 실행횟수, 평균실행시간, 평균총실행시간, 평점 등 8가지다. 기기설치수를 기준으로 10개 부문의 각 상위 150개씩, 총 1500개 앱을 후보로 추출했다. 선별된 후보 앱의 항목별 데이터 수치는 규모(Scale)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이를 정규화(Normalization, 다른 규모의 값들을 비교 가능하도록 같은 범위의 값으로 전환하는 작업)하고 8개 항목의 점수를 합산했다(역채점: 삭제수). 단, 2022년에 많이 주목받은 앱을 부각하기 위해 신규설치수 항목 수치에 가중치를 부여했다. 그 결과 산출된 종합점수를 기준으로 종합순위 TOP 60와 부문별 TOP 20를 선정했다. 다만 많이 사용하지만 스마트폰에 기본적으로 설치돼 있는 기능 앱은 순위에서 제외했다(예: 갤러리, 전화, 계산기, 브라우저 등).
- 이진원 기자 lee.zino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