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이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 들어서자 예포 21발이 울려 퍼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부 출범 뒤 첫 국빈 자격으로 방한한 푹 주석을 청사로 내려와 직접 영접했다. 두 정상이 잔디에 깔린 레드카펫을 걸어가는 동안 육·해·공 의장단이 사열하며 국빈에 대한 예우를 갖췄다.
한·베트남 수교 30주년을 맞아 대통령실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두 나라의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에서 최고 수준의 대외 협력관계인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했다. 베트남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국가는 중국과 러시아, 인도 3개국뿐이다. 양국 정상은 관계 격상에 맞춰 경제 협력과 북핵을 비롯한 안보 공조 등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尹정부 첫 국빈은 베트남 주석
두 정상은 회담 뒤 공동언론발표문을 통해 회담 결과를 함께 발표했다. 주로 경제 협력이 주를 이뤘는데 ▶전략적 소통 강화 ▶첨단산업 협력 강화 ▶베트남 맞춤형 개발 협력 강화 ▶인적교류 강화 ▶북핵 공조 및 방산협력 강화 등이 포함됐다.
윤 대통령은 공동 발표문에서 “베트남은 우리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아세안 연대구상’의 핵심 협력국”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이 무역과 투자에서 ‘최적의 파트너’라며 “양국 기업들이 무역과 투자를 더욱 활성화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첨단 산업과 관련해선 “베트남의 희토류 개발에 대해 양국 간 협력 잠재력이 크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구체적 협력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희토류는 전기자동차 생산의 핵심 광물로 꼽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이날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양해각서(MOU)’를 포함해 경제 안보와 금융·의료를 아우르는 총 9개의 협정과 MOU를 체결했다. 북핵 위협과 관련해서도 푹 주석은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윤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에 대한 환영의 의사를 표했다. 두 정상은 공동발표문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역내 가장 시급한 현안”이라며 “양국의 공조를 강화할 것”이란 입장을 담았다. 다만 공동발표 뒤 별도의 기자회견은 갖지 않았다.
靑영빈관 만찬에 활용한 尹
야당은 대통령실에서 제출한 878억원의 영빈관 예산을 이미 전액 삭감한 상태다. 한편, 만찬에서 윤 대통령은 양국 간 우호와 친선 증진에 크게 기여한 공로로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 감독에게 훈장 수여식을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