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는 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를 대표로 선출한 건) 민생에 유능한 민주당을 만들어달라는 국민과 당원 동지의 명령이라 믿는다”며 “지난 100일 동안 민주당은 민생과 민주주의 투트랙으로 변화의 씨앗을 뿌려왔다”고 자평했다.
대신 이날 이 대표는 “미성년 상속자의 빚 대물림 방지법(민법 개정안)을 비롯해 시급한 민생중점 법안을 처리했다”며 입법 성과를 강조했다. “가계부채 3법과 같은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법안과 정책도 추진 중이다”, “정부의 비정한 특권예산에 맞서 따뜻한 민생 예산 관철을 위해 노력 중이다” 같은 계획도 열거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해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민생을 포기하고 야당 파괴에만 몰두 중인 윤석열 정부 200일 동안 정치는 실종했고 대화와 타협은 자취를 감췄다”며 “국민이 잠시 맡긴 권한을 민생이 아니라 야당 파괴에 남용한 것은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민주당은 민생과 민주주의를 위해서라면 국민께서 맡긴 권한을 주저 없이 행사하겠다”며 “정부ㆍ여당에 경고한다. 국민과 역사를 두려워하라”고 덧붙였다.
李 “총선 승리 실패하면 제 소명도 끝”…민생 올인 이유
野, 중도층 지지율 외려 하락…100일간 35%→31%
이 대표 스스로 스텝이 꼬인 측면도 없지 않다. 친이재명계 일색으로 꾸려진 지도부의 입에선 연일 거친 발언이 나왔고, 김용민 의원 등 강경파는 ‘윤석열 퇴진 집회’에 참여하며 선택지를 줄였다. 수도권 재선 의원은 “민주당이 ‘민생’과 ‘윤석열 퇴진’을 함께 주장하는데, 중도층 입장에선 민주당의 입장이 뭔지 헷갈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표가 겨냥한 중도층 확보는 100일간 답보 상태다. 한국갤럽 정례조사에서 이 대표 취임 직전인 8월 4주차(8월 23~25일)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은 36%였다. 그리고 취임 100일 직전인 12월 1주차(11월 29일~12월 1일) 민주당 지지율은 33%였다. 같은 기간 국민의힘 지지율은 35%로 변동이 없었는데, 민주당만 지지율이 3%포인트 빠졌다.
특히 중도층 지지율에서 민주당만 35%에서 31%로 4%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27%에서 28%로 1%포인트 올랐다. 이준호 에스티아이 대표는 “이 대표가 부단히 민생을 강조한 건 맞지만, 사법 리스크라는 한계가 뚜렷했던 것 같다”며 “더욱이 당내 파열음까지 나는 상황에서 앞으론 ‘민생으로 위기돌파’ 전략은 효과가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