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증한 ‘영리치’를 사로잡기 위해 백화점 업계가 공을 들이고 있다. 20·30대 전용 라운지를 만드는가 하면, VIP 가입 문턱을 낮추기도 한다. 젊은 큰손이 늘어나면서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2019년 말 전체 VIP 중 19%였던 20·30대 비중이 지난달 말 기준 28%로 9%포인트 증가했다. VIP 고객 10명 중 3명 가까이가 연 3000만원어치 이상을 구매하는 20·30대라는 얘기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각각 15→25%, 18→25%로 20·30대 VIP가 늘었다.
20·30대 VIP는 쇼핑 스타일에서 다른 연령대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우선 명품·해외패션 구매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명품 중에서도 선호하는 제품군이 다르다. 40·50대는 가방과 고가 의류에 구매가 집중되지만 20·30대는 가방뿐 아니라 스마트폰케이스, 머리핀, 애견의류 등 생활 밀접형 소품류도 많이 산다.
‘영리치 사로잡기’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20·30대 전용 VIP를 도입한 데 이어 서울 더현대서울과 경기 판교점에 전용 라운지를 만들었다. 이곳엔 ‘나이 제한’에 걸리면 입장할 수 없다. 올해 기준 39세(1984년생)까지다.
신세계백화점은 2030대를 겨냥해 VIP 가입 문턱을 대폭 낮췄다. 연 400만원 이상만 써도 VIP가 되는 ‘레드클럽’을 운영 중이다. 전용 주차 서비스, 생일 특별 할인 같은 혜택을 준다.
롯데백화점은 MZ세대 전용 멤버십인 ‘와이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20~35세 대상 유료 멤버십으로, 가입비 10만원을 내면 무료주차·발레파킹 등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올 1월 공식 출범한 뒤 누적 회원 수 3000명을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