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19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 급감했다. 반면 수입액은 589억30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2.7% 증가했다. 수출은 줄고 수입이 늘면서 무역수지는 70억1000만 달러(약 9조1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4월 시작된 마이너스 행진이 여덟 달째 이어진 것이다. 역대 최대치를 찍고 있는 올해 누적 무역적자도 425억6000만 달러(약 55조5000억원)로 불어났다. 이대로면 연말까지 500억 달러 적자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크다.
산업부는 주요국 금리 인상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지난달 24일 시작된 화물연대 파업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월 수출 감소 폭 확대는 대외 여건 악화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면서 “(앞으로) 상당한 수준의 무역적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동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파업 후) 국내 항만에 수출 화물 반·출입이 급속하게 줄었다. 우리 기업의 수출 활동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 시장도 잔뜩 먹구름이 꼈다. 11월 대(對) 중국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25.5% 감소했다. 6월부터 계속 역성장하는 가운데 지난달 낙폭이 제일 컸다.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이 영향을 미치면서 반도체와 석유화학, 무선통신 등 대다수 품목 수출이 줄었다. 수출액 규모가 두 번째로 큰 아세안 지역에 대한 수출도 중간재 감소 여파로 13.9% 줄었다.
반면에 수입은 여전히 증가세를 나타냈다. 특히 한 달간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원 수입액이 155억1000만 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7.1% 늘면서 무역적자 악화를 부추겼다. 이들 에너지원의 수입 단가가 높은 수준인 데다 동절기 에너지 수급 안정을 위한 조기 확보 등도 영향을 미쳤다.
향후 전망도 어둡다. 문동민 실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출 기업들이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가 지속하면 12월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만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이번 위기가 지나면 억제된 수요가 다시 살아날 수 있는 만큼 투자와 상품 경쟁력을 최대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