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문 적어 달라” 했지만 끝내 ‘결렬’
지난 29일 오후 2시 서울 성동구 교통공사 본사에서는 노사가 전날(28일) 중단한 임금·단체협약(임단협) 5차 본교섭이 재개됐다. 이 자리에서 사측은 “인력감축안을 일정 기간 유보하겠다”는 협상안을 제시했다. 이에 노조는 “구두가 아닌 문서로 달라”며 정회를 요청했고, 양측이 한 발씩 물러서며 물꼬를 트는 분위기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서울교통공사 제2노조인 통합노조는 사측 제안을 ‘수용할 의사’가 있었다고 한다. 공사 노조는 민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노조(조합원 1만200명)와 한국노총 소속 통합노조(조합원 2500명)가 합쳐진 연합노조다. 교섭위원은 민노총 위원 8명, 한노총 위원 4명으로 구성됐다. 한노총 위원들은 “그간 사측이 구조조정과 관련해 ‘(이외) 대안을 제시할 수 없다’로 비교적 강경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했다.
이와 관련, 한노총 관계자는 “(저희보다도) 민노총 위원들이 (사측 제시안에) 반대했다”며 “표결에 부쳐도 어차피 8 대 4로 나뉠 것 같으니 그냥 만장일치로 하자는 (다른 교섭위원들) 의견에 ‘암묵적 동의’를 했다”고 말했다.
이에 결국 협상은 오후 10시를 넘어서 결렬됐다. 사측 관계자는 “정회 후 협상장을 나갔던 노조 위원들이 돌아오지 않았고 현장에 있던 분들마저 갑자기 우르르 나가더니 ‘결렬’을 선언했다”고 말했다. 갈등 봉합에 기대를 걸고 있었던 사측 입장에선 다소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현정희 위원장 ‘입김’ 작용했나
민노총 관계자는 현 위원장 입김 작용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가 다르다”며 “공사안과 관련해 사측보다는 서울시 쪽에서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봤고, 상부 노조 위원장이 공사 노조원들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해서 그분이 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현 위원장이 오기 직전까지는 합의문이 거의 완성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초안만 검토 중인 상황이었다”고 반박했다.
吳 “정치파업” VS 민노총 “2021년 합의 번복”
반면 민노총은 “기획 파업 또는 정치파업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2021년 합의문에 명백히 재정위기를 근거로 강제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올해 사측 제시안은 이를 무효화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연합노조는 이날 오전 10시쯤 사측의 교섭 재개 요청 공문을 접수한 뒤 다시 협상하기로 했다. 노사는 이날 오후 7시 교통공사 본사에서 본교섭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