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엔터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팬 플랫폼 유니버스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 산하 스타쉽엔터테인먼트에 매각을 추진 중이다. 엔씨소프트와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유니버스는 엔씨소프트가 자회사 클렙을 통해 지난해 1월부터 운영한 팬덤 플랫폼 서비스다. 클렙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동생인 김택헌 엔씨소프트 수석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여자)아이들, 아이브, 강다니엘, 몬스타엑스, 케이윌 등이 입점해 있다. 233개국에서 서비스하고 있으며 글로벌 다운로드 수는 2400만회가 넘는다. 해외 이용자 비중은 90%에 달한다.
카카오엔터, 빈 살만 투자에 인수나서나
그러나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카카오엔터는 지난 3월 이수만 SM 총괄 프로듀서의 보유 지분(18.53%) 인수를 두고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1년 째 지지부진한 상태다. 카카오엔터가 확보한 자금력으로 어떤 기업부터 쇼핑카트에 담을지도 예상하기 어렵다.
매각가를 두고도 협상 난항이 예상된다. IB업계에서 분석하는 유니버스의 시장가치는 1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지만, 올 3분기 매출 88억원, 영업손실 3억원을 기록했다. 설립 이후 1년 만인 지난해 영업이익 17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지난 1분기부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게임사의 엔터 진출 성공 어려워
애당초 유니버스는 위버스, 버블과 사업 구조가 다르다. 하이브가 운영하는 위버스는 방탄소년단(BTS)과 같은 글로벌 아이돌을 보유하고 있다. 버블 역시 엔시티(NCT), 에스파 등 SM 소속 아티스트가 입점해있다. 유니버스의 경우 사업 성공의 핵심인 소속 가수가 없어 아티스트와 매번 단기 계약을 맺어 수익을 나눠야 한다. 이 경우 재계약 시점이 올 때마다 계약 비용이 오를 수 있다.
실제로 게임 회사의 K팝 엔터 진출은 쉬운 일이 아니다. 넷마블도 하이브와 합작해 올해 하반기 출시 목표로 준비 중이었던 ‘BTS드림: 타이니탄 하우스’ 개발을 지난달 중단했다.
전문가들은 게임과 K팝이 엔터라는 카테고리로 묶여 비슷한 사업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운영 방식이 다르다고 지적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게임은 좋은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제조업이라면, K팝은 아티스트를 앞세워 팬덤을 상대로 수익을 내기 때문에 산업의 로직이 다르다”며 “팬덤은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일으키며 변화하고 있고, 세대 변화를 겪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변수가 많은 새로운 비즈니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