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에서 미래항공을 운영하는 김태형 대표는 29일 중앙일보와 전화 통화에서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회사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으로부터 민항·군용기 물량을 수주해 부분 조립과 부품 생산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수주 물량이 지난해보다 100% 늘었는데 일손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해외에서도 견적 의뢰가 쇄도하고 있지만 수주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가령 항공제조업 생산직 인력은 2019년 1만375명에서 지난해 말 8714명으로 16%가량 줄었다. 현장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공장 가동에도 애를 먹고 있다. 한국형 경공격기 FA-50의 폴란드 수출 물량에 들어갈 부품을 제조하는 ㈜율곡은 야근을 중단한 상태다.
인력난을 타개하기 위해 업계는 조선업 등에서 활용하고 있는 일반 기능인력(E-7-3) 비자의 업종을 항공기조립·항공기부품생산 등까지 확대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E-7은 전문적인 지식·기술을 가진 외국 인력 도입이 필요하다고 법무부 장관이 지정한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는 비자다.
강원석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전략기획팀장은 “조선업계는 용접·도장 분야에서 E-7-3 비자를 통해 필요한 인력을 해외에서 수급하고 있다”며 “항공업의 경우 해당 비자로 항공정비원만 고용할 수 있다. 이를 인력이 부족한 항공제조업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지원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는 “방산업을 국가전략사업으로 키우기 위해선 인력난부터 풀어야 한다”며 “부품 생산·조립 등 비교적 간단하고, 군사 기밀과 관련 없는 분야의 경우 외국인 노동자를 투입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