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다양한 매체를 통해 쉽게 볼 수 있는 자금성 앞에서 찍은 것보다 어디인지도 모르는 중국 벽지(僻地)의 낯설고 이국적인 공간에서 찍은 사진에 눈길이 한 번 더 가는 것. 남들이 모르는 곳, 몰랐던 곳을 찾아가는 재미와 독특한 문화적 경험을 향유하려는 욕구는 SNS에서 더욱 크게 발산된다.
그래서일까, 중국에서는 지금 '틈새 명소'를 찾는 눈길과 발길이 분주하다.
이른바, 역발상 관광(反向旅游)이 젊은이들 사이의 트렌드로 떠올랐다. 역발상 관광이란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관광지나 비주류 도시를 찾아내 방문하는 것이다. 각종 소셜 플랫폼이 발달하며 숨겨진 명소가 활발히 공유된 덕에 가능해진 현상이다.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가성비, 가심비가 중요한 젊은 세대에게 유명 관광지와 명승지는 만족스러운 선택지가 아니다. 긴 대기 행렬과 교통 체증을 감수해야 하는 데다, 관광 시즌에는 숙박, 항공권, 외식 물가까지 덩달아 치솟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큰돈 쓰고 여유롭게 관광도 못 할 바에 한적하고 이색적인 소도시, 비주류 도시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중국의 대표 여행 플랫폼인 취날닷컴(去哪兒網)의 여행 통계에 따르면 올해 비주류 도시의 호텔 예약량이 2021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상 대여-메이크업-촬영-숙박 패키지 형성돼 여행 산업 생태계 조성
비주류 도시를 관광 목적으로 찾는 10명 중 9명은 지우우허우(95后)다. 이들은 여행지에서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고 이를 사진으로 남기는 것까지를 여행의 일부로 여긴다. 중국 매체 36kr에 따르면 "현지 스냅 사진 작가와 촬영 일정을 잡기 위해서는 최소 한 달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며 "인기 스냅 작가의 경우 한 달에 2만 위안(약 378만 원) 이상을 쉽게 번다"고 보도했다. 지난 21일 중국 제일재경은 "2022년 중국통계연감 자료에 따르면 중국 전역의 근로자 연평균 임금은 약 6만 2884위안(약 1189만 원)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이 통계와 비교했을 때 인건비 외에 별다른 자본이 들지 않는 스냅 사진작가의 수익은 상당히 큰 편에 속한다.
현지 스냅사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새로운 관광산업 생태계도 조성되고 있다. 전통 의상 대여부터 메이크업, 명소 투어, 스냅 사진 촬영, 숙박 및 식당에 이르는 여행의 전 과정이 모두 예약에 의해 이뤄진다. 지린성 동부에 위치한 도시 옌지에서 활동 중인 스냅작가는 36kr와의 인터뷰에서 "예약 1건당 399위안(메이크업 제외)을 받는데, 성수기에는 하루 4건의 예약을 소화해 한 달에 2만3000위안을 벌었다"며 "예약 고객의 80%는 타 지역에서 온 관광객이며 1시간 30분 정도 촬영한다"고 답했다. 여행의 순간을 더 아름답게, 전문적으로 남기기 위한 젊은 세대의 수요가 커졌음을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스냅 사진 촬영의 경우 소자본으로 시장 진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주력 콘텐츠가 없거나, 그 콘텐츠를 자주 교체해주지 않으면 금방 경쟁에서 도태된다는 문제가 있다. 중국 윈난성에서 스냅 사진 작가로 활동 중인 아룽(阿龙)씨는 인터뷰에서 "멍환인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이 몰려들자, 반년이 채 안 돼 사진 스튜디오가 우후죽순 생겨났다"며 갑작스럽게 늘어난 공급에 가격 경쟁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차이나랩 임서영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