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정말 안 팔리네"...서울 전·월세 물량만 8만건 쌓여

중앙일보

입력 2022.11.2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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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셈타워에서 바라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가 주택시장 침체기였던 2012년 수준으로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7.9로 지난주(69.2)보다 1.3P 떨어졌다. 지난 5월 첫째 주 91.1을 기록한 이후 29주 연속 내림세다. 단순 수치만 보면 2012년 8월 첫 주(67.5) 이후 10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기록이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고,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서울 5대 권역 모두 이번 주 매매수급지수가 하락했다. 특히 서울 외곽 지역에서 매수심리 위축이 두드러졌다. 은평·마포·서대문구 등이 속한 서북권의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 65.4에서 이번 주 63.8로 하락했고, 노원·도봉·강북구가 있는 동북권도 이번 주 64.5로 지난주(65.8)보다 1.4P 떨어졌다. 
 
이 밖에 종로·용산·종로구가 있는 도심권은 67.3에서 66.3으로 양천·영등포·강서구 등 서남권도 70에서 68로 떨어졌다. 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있는 동남권은 75로 서울 내에서 가장 높긴 했지만 지난주(75.7)보다 하락했다.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거래절벽’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545건으로 10월 거래량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아직 10월 매매 계약분에 대한 신고 마감이 6일가량 남았지만, 월별 기준으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저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종전 최저치는 지난 9월 611건이다. 이달 신고 건수도 179건에 그치고 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시장에서는 가격을 크게 낮춘 급매물 위주로 간간이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21일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값은 일주일 전보다 0.52% 하락했다. 지난 5월 말부터 26주 연속 하락세로 2012년 5월 통계 집계 이후 최대 낙폭이다. 또 3주 연속 최대 하락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집을 내놔도 원하는 가격에 팔리지 않자 집주인이 매매를 전·월세로 돌리는 경우도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5만4927건으로 10일 전(5만5594건)에 비해 1.2% 감소했지만, 전·월세 물건은 25일 현재 8만2931건으로, 10일 전(8만273건)에 비해 3.3% 증가했다.
 
전세 시장 침체도 지속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전세물건은 느는데 찾는 세입자는 감소하며 전세수급지수가 지난주 70.6에서 금주 68.5로 내려와 70선이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