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지는 한지로 만든다. 종이인 지폐 100장을 단단히 묶어야 하므로 잘 찢어지지 않으면서도 묶기는 편해야 한다. 인쇄업계 전문가들은 한지가 질기면서 잘 꼬이는 특성이 있어 띠지로 적당하다고 설명한다.
돈을 묶는 띠지에 정해진 규격은 없다. 시중은행에서는 대개 가로 25㎝, 세로 1.5㎝ 크기의 흰색 띠지를 사용한다. 인쇄업체에 띠지를 주문하면서 로고 디자인을 함께 의뢰해 고유 은행명이 적힌 띠지를 사용한다. 은행 영업점 직원들은 은행 로고가 박힌 띠지로 같은 액수의 돈을 100장씩 묶는데 이때 본인 확인을 할 수 있는 고유 문양의 작은 도장을 띠지에 찍는다.
도장 문양은 대개 이름 중 한 글자를 한자로 쓰는 식인데 다양한 글자체를 활용한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도장을 찍는다는 의미는 해당 돈다발의 액수를 내가 셌고 액수도 확인했다는 의미”라며 “띠지 색을 다양하게 할 수도 있지만, 일단 도장 식별이 돼야 하므로 흰색이 적당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론적으로 그렇다는 이야기다. 은행 전 직원의 도장 모양이 전산화돼 있지 않아 실제 이 방식으로 수사하려면 수만개의 도장 모양을 일일이 눈으로 확인해야 하므로 쉽지 않다. 만약 수사 과정에서 출금한 은행 영업점 위치를 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해당 영업점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도장 모양만 확인하면 되기 때문이다.
시중 은행에서 사용하는 띠지에 정해진 규격은 없지만, 한국은행과 거래할 때 사용하는 따지는 일반 띠지보다 세로 폭이 두 배 정도 넓은 제품을 사용한다. 시중 은행에서 한국은행에 입금할 때는 띠지에 은행은 물론 영업점과 돈을 세서 묶은 직원 이름까지 쓰고 해당 직원이 도장도 찍어야 한다. 이 때문에 면적이 넓은 띠지를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카지노나 도박장, 성매매업소 등 검찰이나 경찰 등의 수사를 받을 가능성이 작지 않은 곳에서는 혹시나 모를 자금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은행 로고가 있는 띠지를 풀고 분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혹시 모를 자금 추적을 피하기 위해서다. 띠지는 일반인도 쉽게 살 수 있고 원하는 로고나 모양을 넣을 수도 있다.
한편 5만원권의 환수율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5만원권 환수율은 17.4%로, 5만원권을 5장 찍어내면 1장도 회수되지 않았다. 5만원권을 처음 발행한 2009년을 제외하고 역대 최저치다. 5만원권 환수율은 2018년 67.4%에서 2019년 60.1%에서 2020년 24.2%로 급락했다.
이같은 '5만원권 실종 사태'는 경제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보관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고액권을 선호하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한 2011년 '김제 마늘밭 110억원' 사건처럼 불법 자금 등을 감추는 데도 5만원권이 주로 쓰이는 것도 환수율을 떨어뜨리는 이유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