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퇴진’ 집회 간 안민석에…與 “윤지오 사기 연출, 죽음 환전상”

중앙일보

입력 2022.11.20 16:27

수정 2022.11.2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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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에서 촛불전환행동 주최로 열린 윤석열 정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가운데)이 발언하던 중 다른 의원들이 손을 들어올려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무소속 민형배 의원,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 강민정 의원, 안민석 의원, 유정주 의원, 황운하 의원, 김용민 의원.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19일 촛불집회에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참석하자 국민의힘이 강력히 반발했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 중 한 명인 김기현 의원은 촛불집회에 참석한 안민석·김용민·강민정·유정주·양이원영·황운하 민주당 의원과 민형배 무소속 의원을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인간실격 7인”이라고 공격했다. 김 의원은 “가짜 공익제보자 윤지오를 옹호하며 대국민 사기극을 연출한 의원”(안민석), “위장탈당 후 다시 복당하고 싶어 안달인 헌정질서 파괴 의원”(민형배)이라며 야당 의원들의 과거 행적까지 짚었다.
 
김 의원은 이들의 촛불집회가 추모라는 순수한 목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광우병과 세월호로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하고 체제 전복을 시도하던 세력들이 이젠 이태원을 앞세워 또다시 꿈틀거리며 악의적 선동질에 나섰다”며 “저들의 손에 들린 촛불은 더이상 추모도, 애도도 아니다. 김정은의 손에 핵과 미사일이 들렸다면 저들 ‘촛불 호소인’들의 손에 들린 촛불은 ‘죽창’”이라고 썼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뉴스1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촛불집회 단상에 올라 했던 발언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안민석 의원이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모여야 한다”고 한 데 대해 “유가족을 당파투쟁에 이용하겠다는 검은 속내는 안 의원이나 (사망자 이름을 무단 공개한 인터넷 매체) 민들레나 똑같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들을 “죽음마저 정파적 이익으로 계산하는 죽음의 환전상, 유가족의 슬픔을 당파투쟁의 분노로 바꿔보려는 감정사기꾼, 거짓 애도를 하며 죽음까지 독점하려는 정치무당”이라고 비판했다.


“이태원 사고가 검찰수사와 무슨 상관?”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태원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이유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위험)’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구속되면서 이 대표의 검찰 소환도 임박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이태원 참사를 이용해 윤석열 정부를 압박하면서 정치적 활로를 찾아보려고 한다는 게 국민의힘 판단이다. 특히 이 대표가 이태원 참사 사망자 이름을 공개하자고 한 것 자체가 정략적 의도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촛불중고생시민연대 관계자들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인근에서 '윤석열 퇴진 중고생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청소년 비대위원장 출신이 대표로 있는 이 단체는 지난 12일 1차 촛불집회를 열었다. 뉴스1

 
유정주 의원이 촛불집회에서 검찰 수사를 거론하며 “인간 사냥을 멈추라”고 한 것도 결국 촛불집회가 이 대표 방어를 위한 것이라는 증거라고 국민의힘은 보고 있다. 권성동 의원은 유 의원 발언에 대해 “이태원 압사 사고와 검찰수사가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나? 젊은이들의 죽음에 자신들의 파렴치한 범죄혐의를 끼워팔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은 대장동 비리, 대장동 검은 돈의 중심에 서 있는 이재명 대표를 구출하기 위해, 아스팔트 위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을 외치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며 “(민주당은) 자신들을 인질 삼아 사지(死地)를 탈출하려는 이재명을 구하겠다는 비이성적 ‘스톡홀름 증후군’에서 벗어나기 바란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스톡홀름 증후군은 인질이 인질범에 동화돼 비이성적 행동을 하는 범죄심리학 용어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이날 “집회의 자유는 무엇보다 존중받고 보장받아야 한다. 다만 헌정 질서를 흔드는 주장은 누구에게도 도움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이 헌정 질서를 흔드는 주장에 동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