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6만9000원으로, 지난해 3분기(472만9000원)보다 14만원(3%) 늘었다. 소득이 증가하는 속도보다 물가 상승으로 인해 지출이 늘어나는 속도(6.2%)가 더 가팔랐다. 소득 증가율에서 물가로 인한 요인을 제외한 실질소득은 2.8% 감소했다. 실질소득이 감소세로 돌아선 건 3분기 기준으로 2017년(-1.8%) 이후 5년 만이다.
가계는 먹거리 소비를 줄이는 식으로 대응했다. 식료품·비주류 음료 지출이 5.4% 줄었다. 물가 요인을 제거하고 실질지출로만 보면 12.4% 감소했다.
물가 상승은 저소득층엔 생계위험으로 닥치고 있다.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식비·주거비·교통비를 합친 필수생계비가 전체 가처분소득의 79%를 차지하면서다.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분기 기준 90만2000원으로, 이 중 71만3000원을 필수생계비로 지출했다. 주로 병원비인 보건 지출까지 더하면 지출 비중이 97.1%에 달한다.
1분위와 소득 상위 20%(5분위)의 격차는 벌어졌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이 5.75배로, 지난해 3분기(5.34배)보다 커졌다. 빈부 격차가 심해졌다는 의미다. 지난해 3분기엔 국민 88%에 1인당 25만원씩 지급하는 국민지원금이 지급됐다. 올해 지원금이 사라지자 소득 상·하위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