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CNN·가디언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폐막 리셉션에서 시 주석이 트뤼도 총리에게 전날 나눈 대화 내용이 언론에 유출된 것에 대해 트뤼도 총리에게 항의했다.
트뤼도 총리는 시 주석의 통역사가 ‘진정성’이란 단어를 입에 올리자 말을 끊고, “캐나다는 자유롭고 공개적이고 솔직한 대화를 지지한다”고 받아쳤다. 그는 “중국과 함께 건설적으로 각종 현안을 논의하길 기대하지만, 우리가 서로 동의하지 않는 일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답변을 들은 시 주석의 얼굴에선 웃음기가 사라졌다. 그는 굳은 얼굴로 “우선 (대화의) 조건을 만들자”면서 트뤼도 총리와 악수하고 자리를 떴다.
앞서 지난 15일, 트뤼도 총리는 시 주석과 예정에 없던 짧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언론은 총리실을 인용해 “트뤼도 총리가 시 주석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현안과 중국의 캐나다 선거 개입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과 대화 이후 트뤼도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중국 지도부와의 모든 대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캐나다인들에게 중요한 인권과 가치에 도전하는 동시에 건설적이고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폐막 기자회견에서도 “중요하고 때로는 민감한 주제들을 논의하는 동안에도 국민에게 개방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캐나다는 개별 회담이 예정돼 있지 않았다. CNN은 이에 대해, 지난해 캐나다가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회장을 체포하면서 양국 관계가 불안정해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당시 멍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되자, 중국은 보복 조치로 중국에 있던 캐나다인 두 명을 간첩 혐의로 구금한 바 있다. 이들은 캐나다 법원이 멍 부회장에 대해 석방 결정을 내리자마자 중국에서 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