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산산맥이 감싸안은 도시, 알마티
텐산산맥의 별명은 ‘아시아의 알프스’다. 동서로 2000㎞ 이어진 산맥은 중국·카자흐스탄·키르키스탄·우즈베키스탄에 닿아 있다. 카자흐스탄에서 바라본 텐산산맥은 장대한 빙하지형과 만년설, 산의 산록부 목초지가 어우려져 특히 아름답다.
시내에서 1시간 남짓 자동차로 이동하면 텐산산맥 체험의 시작 지점인 침블락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해발고도 3500m까지 단숨에 오를 수도 있다. 완만한 트레킹 코스를 선택해 걸어 올라가도 된다. 천천히 발걸음을 떼다보면 탄성을 자아내는 비경이 쉴새없이 펼쳐진다. 화려한 산세, 만년설이 녹아 흐르는 계곡물 소리, 산 중턱에서 가끔 마주치는 풀 뜯는 말 떼들이 어우러진 풍광은 평화로움을 넘어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산이 싫다면 알마티 도심을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을 만끽할 수 있다. 알마티는 구소련 시대의 건축물이 그대로 남아 있어 한가롭고 고즈넉한 유럽 구시가지 느낌을 물씬 풍긴다. 알마티 시민의 쉼터로 불리는 판필로프 공원은 도시 산책의 필수 코스다. 18만㎡ 면적에 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져 이곳에 들어서면 숨이 탁 트인다. 공원 안에 자리한 세계 8대 목조 건축물인 젠코프 대성당, 민속악기박물관도 명소다.
알마티는 카자흐스탄어로 ‘사과의 원산지’란 의미다. 알마티의 가장 큰 재래시장인 그린마켓에는 10여 종이 넘는 토종 사과가 쌓여있다. 주먹만한 크기의 카자흐스탄 사과는 굉장히 달고 맛이 부드럽다. 시장에서 바로 갈아주는 사과 주스도 별미다. 가격은 1000텡게(3000원)다.
제2 메카, 투르키스탄
투르키스탄은 16세기까지 이슬람 문화가 꽃피었던, 중앙아시아 이슬람교도들의 정신적 고향이다. 대표적인 관광지는 ‘야사위의 영묘’다. 투르키스탄은 이슬람 수피교의 종파인 ‘야사위야’의 창시자 아흐메드 야사위(1103~1166)의 고향으로, 이곳에 그의 무덤이 조성됐다. 2003년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슬람 교도는 일생에 최소 1번은 메카 성지순례의 의무가 있다. 야사위 영묘에 3번 방문하면 메카 1회 순례로 인정해줄 정도로 신성한 곳이다. 인구 16만 명의 소도시 투르키스탄에 국제공항이 만들어진 것도 전세계에서 몰려드는 순례자를 위해서다.
영묘 근처에는 ‘케루엔 사라이’라는 복합 문화단지가 자리하고 있다. 20만㎡ 규모에 모든 시설물이 수로로 연결돼 보트를 타고 이동할 수 있어 ‘중앙아시아의 베네치아’로 불린다. 투르키스탄이 과거 그레이트 실크로드(카스피해~텐산북로)에 위치한 오아시스 도시였던 화려한 과거 모습을 재현한 것이다.
카자흐 국민 음식, 말고기
카자흐스탄 국민 요리로 불리는 ‘베시바르막’이 대표적이다. 넓은 접시에 만두피처럼 얇은 밀가루 반죽을 깐 뒤, 삶아낸 말고기를 순대처럼 뚝뚝 썰어 올리고 후추를 뿌린 양파를 곁들여 낸다.
음식 이름 중 '베시'는 카자흐스탄어로 숫자 5를, '바르막'은 손가락을 뜻한다. 원래 현지인들은 손을 사용해 밀가루 반죽에 고기와 양파를 싸서 먹었다고 한다. 베시바르막의 말고기는 기름기가 없고 쫄깃한 식감에 짭짤한 편이다. 가격은 2000~3000텡게(7000~1만원)다.
카자흐스탄을 포함한 중앙아시아는 빵이 특히 맛있다. 기름에 튀긴 달콤한 ‘바우르삭’, 커다란 점토로 만든 전통 방식의 오븐 내부 벽에 부착해 석탄 열로 구워내는 ‘쌈싸’, 속을 고기로 채워 튀기듯 구워낸 ‘체브레끼’ 등이 한국인 입맛에 제격이다.
☞여행정보=인천공항에서 카자흐스탄 알마티 국제공항까지 직항 노선을 운영하는 항공사는 에어아스타나·아시아나항공다. 비행은 6~7시간. 무비자 입국이며, 코로나19 관련 어떤 증명도 필요없다. 기내를 제외하고 실내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화폐는 텡게를 쓴다. 1텡게 약 2.88원. 환전은 영어가 통하는 알마티공항에서 하는 게 좋다. 자세한 정보는 카자흐스탄 문화관광부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