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도 발사 직전까지 순탄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발사 5시간 전, 액체 수소 연료 누출 문제가 발견돼 발사대에 전문 기술자를 긴급 투입했다. 또 발사 4시간 전에는 레이더용 이더넷(컴퓨터 네트워크 기술) 스위치 결함이 발견돼 결국 예정된 시간(오전 1시 4분)에 발사하지 못했다. 약 30분간의 점검 후, 1시 37분에 카운트다운을 재개했고 10분 후 발사에 성공했다.
마이크 사라핀 나사 아르테미스 1호 임무 책임자는 "오늘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로켓이 지구를 떠나는 것을 지켜봤다"면서 "앞으로 우리 팀은 약 4주 동안 거의 자지 못하고 임무를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발사를 실제로 보기 위해 케네디우주센터 주변에 1만5000여명이 몰려들었다. 발사된 아르테미스 1호가 밤하늘에 불꽃 궤적을 그리며 고도 4만2000피트(약13㎞)에 도달하기까지, 이들은 맨눈으로 최대 70초 동안 볼 수 있었다. 나사는 유튜브를 통해 발사 장면을 생중계했는데, 발사 순간에 약 70만명이 시청했다.
'아르테미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달의 여신이자 태양의 신 아폴로의 쌍둥이 누이다. 이번 프로젝트가 지난 1969~1972년에 시행돼 우주비행사 12명을 달 위에 걷게 했던 미국의 달 탐사 프로그램 ‘아폴로’를 잇는다는 의미다.
오리온엔 사람 대신 우주복을 입은 마네킹 3개가 실렸다. 사람의 뼈·조직·장기 등을 모방한 물질로 만든 마네킹에는 센서 5600개, 방사능 감지기 34개 등을 장착했다. 이를 통해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2024년엔 아르테미스 2호가 실제 사람을 태우고 달 궤도를 돌고 올 계획이다. 그 후 2025년엔 아르테미스 3호에 최초의 여성과 유색인종 우주비행사가 탑승해 달 착륙과 탐사까지 하는 게 나사의 최종 목표다.
이번에 오리온을 실은 SLS는 인류 사상 최강의 발사체로 평가받는다. 발사체의 높이(길이)는 98m로 자유의 여신상(93m)보다 크고, 무게는 2600톤에 달한다. 길이가 아폴로 우주선을 달로 보낸 '새턴 5호'(111m)보다 짧지만, 최대 추력은 약 4000톤으로 15% 더 강화됐다.
아르테미스 1호부터 3호까지 발사하는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의 총 개발 비용은 930억 달러(약 123조4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라고 WSJ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