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의 대열에서 빠진 사람 가운데 주목해야 할 인물은 후춘화(胡春華) 부총리다. 베이징대 수석졸업과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제1서기 등 화려한 이력의 후춘화는 40대에 상무위원 바로 아래 단계인 정치국원에 진입해 일찌감치 차기 주자의 반열에 올랐다. 그런데 이번에 상무위원 승진은커녕 중앙위원으로 강등당함으로써 정치생명이 다했다.
후춘화의 시련은 이미 예정된 수순
1인 권력 집중은 전 세계의 리스크
리스크의 끝이 없다는 게 더 큰 위험
1인 권력 집중은 전 세계의 리스크
리스크의 끝이 없다는 게 더 큰 위험
20차 당 대회의 또 다른 키워드 중 하나는 공청단 계파(團派·퇀파이)의 몰락이다. 후춘화의 강등이 인적 청산의 끝내기 수순이라면 폐막식에서 펼쳐진 후진타오의 퇴장은 우연이든 기획이든 공청단의 몰락을 상징하는 퍼포먼스였다. 후야오방-후진타오-리커창-후춘화 등 공청단 제1서기 출신자를 중심으로 한 계보는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노선을 충실히 이행해 온 엘리트 그룹이었다. 이들이 덩샤오핑 시대의 주축으로 활약하는 동안엔 서방과 큰 갈등을 빚지 않았다. 시진핑은 여러 면에서 공청단과 공존하기 어렵다. 시진핑을 비롯한 태자당은 자신의 부모를 포함한 혁명원로들을 공산정권의 창업주로, 공청단 엘리트들을 전문경영인쯤으로 여기는 시각이 있다. 또 공청단이 배출한 경제 전문가들의 친(親)시장 성향은 시진핑의 사회주의 이념 회귀나 공동부유 노선, 국가 주도의 경제정책과 잘 어울리지 않는 면이 있다.
이제 중국 정치를 태자당·공청단·상하이방 등의 계파로 보는 것은 의미가 없다. 시진핑과 그의 친위세력만 남았기 때문이다. 세계 2위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가진 중국의 권력이 한 개인의 손에 쥐어졌다. 그 개인이 힘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세계는 안정과 조화를 유지할 수도 있고, 반대로 전 세계가 불안과 긴장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 그것이 ‘차이나 리스크’의 본질이다. 그 리스크가 5년 뒤 끝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게 더 큰 리스크다. 새로 구성된 당 지도부 명단을 아무리 살펴봐도 후계자로 볼 만한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또 예상한다. 포스트 시진핑은 시진핑 본인일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