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특히 이재명 대표의 이름을 김용 부원장 공소장에 57회, 정 실장의 압수영장에 107회 등 도합 164회 적시하면서 사실상 위례·대장동 개발 사업비리 의혹의 정점으로 겨냥하고 있다.
지난달 5일 유동규, 검사에 “할 말 있다” 한 게 신호탄
신호탄은 유동규 전 본부장이 9월 26일 위례신도시 사업으로 추가 기소된 뒤 10월 5일 검사와 면담 도중 “할 말이 있다”라며 김용 부원장과 자신의 불법 대선자금 수수 의혹을 털어놓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는 같은 달 8일 피의자 신문 조서에 정식으로 담겼다. 이후 그는 같은 달 20일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뒤 중앙일보·한국일보와 각각 만나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이유에 대해 “의리? 이 세계는 그런 게 없더라”며 “이재명 대표가 모를리가 있겠느냐. 내가 벌 받을 건 받고, 이재명 명령으로 한 건 이재명이 죗값을 받아야 한다”는 폭탄 발언도 했다.
지난해 10월엔 유 전 본부장 1인 혐의였던 천화동인 1호 차명지분 의혹 및 700억 뇌물약속(부정처사후 수뢰) 혐의가 정진상·김용·유동규 등 이 대표 측근 3인방을 주어로 다시 씌어진 데는 천화동인 1~3호 명의자인 김만배씨가 최근 검찰에 “차명지분 배분 및 배당금 지급 논의를 한 건 맞다”고 시인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덕분에 검찰은 김용 부원장 공소장가 정진상 실장의 압수수색 영장에서 2014년 2월 대장동 사업자 공모 과정에서부터 시작된 차명지분 약속과 2020년 9월 이후 이에 따른 배당금 지급을 둘러싼 갈등을 치밀하게 복원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한 검찰 관계자는 “자금흐름이 워낙 복잡해 유 전 본부장과 김만배씨 등 업자들도 세세한 걸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면서 “대질 조사 등으로 기억을 복원하고 관련 증거를 확보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의겸 “정영학 녹취록 천화동인 1호엔 정진상·김용 안 나온다”
김 대변인은 특히 대장동 일당 중 한 명인 정영학 회계사가 2020년 10월 30일 노래방에서 녹음한 녹취록을 근거로 검찰의 새로운 수사결과를 반박했다. 이 녹취록에서 대장동 일당은 700억원을 배분하는 논의를 하며 유 전 본부장에게 지급하는 방안을 모의하지만 “정진상과 김용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또한 검찰이 이를 토대로 지난해 10월 유 전 본부장을 기소해놓고 이제와서 다른 사실관계를 주장한다고도 했다.
다만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 수사를 두고 정상적인 방향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애초에 차명의혹 당사자 중 한 명인 유 전 본부장이나 명의자인 김만배씨가 정영학 녹취록 내용 자체를 부인하며 700억원의 구체적 지분 구조에 침묵하다가 세부적인 지분 내용을 새롭게 털어놓은 내용이란 것이다. 또 이들이 이런 구체적 내용을 정영학 회계사 앞에서 꺼내놓을 이유가 없었을 것이란 해석도 한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들도 머지않아 진술을 하기 시작할 것이란 게 법조계의 시각”이라며 “그리고 애초 수사 구도 내에서 관련자 진술이 아주 결정적인 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15일 정진상 실장의 출석에 대비해 조사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이와 관련 정 실장, 김용 부원장, 유 전 본부장 등이 2013년 9월부터 대장동 일당에게 접대를 받았던 서울 강남 및 성남시 분당구 소재 유흥주점 사장 및 종업원 등을 불러 향응 제공과 관련한 정황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도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