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자에 대한 조치 수위도 낮아졌다. 입국 격리 기간이 국내 밀접접촉자와 마찬가지로 10일에서 8일로 줄었고, 입국 전 PCR 검사 횟수도 2회에서 1회로 줄었다. 항공편 서킷브레이크 제도도 폐지됐다. 기존엔 항공편당 감염자가 5명 이상이면 2주, 10명 이상이면 4주간 운영이 중단됐지만, 이번 발표로 운영중단 조치는 없어졌다.
부동산도 규제 완화…“안정적이고 건전한 발전 보장”
중국 당국은 “부동산 분야의 안정적이고 건전한 발전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부동산 분야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30%가량을 차지하지만, 중국 정부는 2020년 말부터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고강도의 부동산 규제정책을 펼쳐왔다. 때문에 유동성 위기에 빠진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 등 부동산 기업이 디폴트(채무불이행) 등에 빠지기도 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표된 중국의 부동산 부양 정책 중 가장 강한 패키지로 판단된다”며 “비록 중국 정부가 부동산에 의존하는 성장 전략을 포기했지만 단기적으로는 급격한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금융 시스템 리스크와 함께 경기 경착륙을 동반할 수 있는 뇌관이라는 점에서 정밀한 주택 경기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시장은 반색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기업이 많이 상장된 홍콩 증시는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14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홍콩 항셍지수는 이날 오후 3시 전거래일보다 2.8% 상승 거래되고 있다. 새 방역 조치를 발표한 지난 11일에는 7.7% 올랐다.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1위인 컨트리가든 주가는 이날 한때 전거래일 대비 50.7% 오른 3.42달러까지 치솟았다.
메리츠 “제로코로나 기조는 변함없어…실질 효과 의문”
특히 중국 내 신규 확진자 수가 지난 6월 봉쇄 해제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점도 변수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중국 31개 성 전역에서 발생한 확진자 수는 1만 4761명으로, 지난 10일부터 1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연말까지 확진자 수가 줄어들지 않을 경우 중국 당국이 다시 방역 조치를 되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 연구원은 “중국의 방역 수준은 이제 한국의 연초 상황까지 왔지만, 아직 백신 공급이 제대로 안 이뤄지고 확진자 수도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중국 내 물가 압력까지 존재하는 만큼 방역 상황이 안정화되고 미국 등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는 내년 하반기는 돼야 (제로코로나) 기조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