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80.93포인트(3.37%) 급등한 2483.16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도 23.44포인트(3.31%) 오른 731.22에 마감했다. 코스피가 3%대 상승 폭을 보인 것은 지난해 1월 8일(3.97%) 이후 1년 10개월여 만이다.
성장주 반등…카카오페이는 상한가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4.14% 오른 6만29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와 LG에너지솔루션도 각각 4.94%, 3.14% 상승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와 카카오 등은 금리 상승과 함께 하락 폭이 컸던 만큼, 금리 상승 둔화 신호에 더 크게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국내 증시가 크게 오른 데는 간밤에 발표된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영향이 컸다. 10일(현지시간) 미국 10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7.7% 올라 9월 CPI(8.2%)보다 낮아졌다. 시장 전망치(7.9%)보다 낮은 CPI 지수 덕분에 뉴욕 3대 증시도 모두 급등했다. 전일 나스닥지수는 7.35%,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S&P500)은 5.54%, 다우존스산업지수도 3.70% 상승 마감했다.
주식 시장은 특히 미국 근원물가 상승률이 6.3%를 기록, 시장 전망치(6.5%)를 밑돈 점에 주목했다.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품 물가를 제외한 근원물가의 상승은 그동안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지속할 것이란 우려를 키운 핵심 요인이었다.
여기에 중국이 입국자 코로나 19 격리 기간을 단축하는 등 방역 대책을 완화한 것도 코스피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경기 침체 초입…기업 실적 지켜봐야"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 하강 초입인 데다, 지금 금리 수준도 상당히 경제에 부담이 되는 수준"이라며 "지수가 오르더라도 상승 추세로 돌아서기보다는 울퉁불퉁한 모양새를 띨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하락 폭이 큰 기업 중심으로 주가가 반등했지만, 기업 이익이나 경제의 기초 체력이 좋아지진 않았다"며 "이날 주가 상승은 '안도 랠리' 수준"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