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아파트 10채 중 4채꼴로 평균 매매가격이 지난해보다 하락했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전체 아파트 거래 4086건 중 1492건(36.5%)의 평균 매매가격이 지난해보다 낮았다.
직전 최고가 대비 집값이 7억원 넘게 떨어진 사례도 속출했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용면적 73㎡가 이달 초 9억원에 팔렸다. 지난해 8월 최고가(16억6000만원)보다 7억6000만원 내린 가격이다. 하락률은 45.8%다.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84㎡도 이달 초 17억7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8월 최고가(25억3000만원)보다 7억원 넘게 하락했다. 인근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호가를 확 내린 급매물이 아니고선 사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서민 밀집 주거지인 ‘노·도·강(노원·도봉·강북)’에서도 40% 이상 내린 단지가 잇따랐다. 노원구 월계동 월계센트럴아이파크 전용 84㎡는 지난해 8월 12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말엔 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1년여 만에 5억원(-40%) 하락했다.
전문가는 당분간 이런 분위기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금은 금리가 시장의 최대 변수”라며 “금리 인상 랠리가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거래가 회복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610건으로,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월간 기준으로 가장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