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대중화되는 중요한 시기
지적 활동의 생산성 커질 것
디지털 문해력 높이는 교육으로
미래세대의 AI 협업 역량 키워야
지적 활동의 생산성 커질 것
디지털 문해력 높이는 교육으로
미래세대의 AI 협업 역량 키워야
한국의 교육계 일각에서도 학생들에게 디지털·AI·코딩 교육을 적극적으로 시키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 정보통신 선진국이고 온 국민의 인터넷 접속률도 전세계 최고이지만, 놀랍게도 청소년들의 디지털 문해력은 OECD 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21년에 OECD가 실시한 국제학력평가의 일부로 실시된 디지털 문해력 평가에서 한국 학생들은 정보의 신뢰성을 판별해서 피싱 메일을 식별하는 테스트에서 최하위권의 점수를 기록했고, 문장에서 사실과 거짓을 판별하는 능력도 OECD 전체 평균의 절반인 23%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사기성 메일, 과장 광고나 가짜 뉴스를 가리는 능력이 제대로 없다는 이야기다.
고도로 발전한 AI를 써서 완벽하게 합성된 목소리, 진짜와 구별되지 않게 만들어진 사진과 영상, 정치적인 목적의 의견을 써내리는 가상의 계정, 교묘하게 설계된 거짓 정보들이 사람들을 현혹하는 시대에 디지털 문해력은 국어나 수학만큼 중요하다. AI와 협업하고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교육을 도입하는 논의 전에 기본적인 디지털 문해력부터 가르쳐야 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한국에서 디지털 교육에 대한 논의는 개인화된 학습 소프트웨어를 사용함으로써 기존의 학교 교육을 효율화하거나 부족한 점을 보완하려는 기대에 초점이 많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작금의 AI 기술은 기존에 학교에서 배우던 지식의 유용성을 흔들고 기존 사회의 상식과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키려 하고 있다. 새로운 AI 도구를 잘 사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역량 차이가 학교에서 공부를 더 잘하고 못하는 것 간의 차이를 뛰어넘고, 개인간의 차이를 넘어 사회 전체의 생산성 차이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디지털 교육의 도입이 기존 수업 과목과 입시제도에 끼칠 영향을 걱정하는 것을 멈추고 세대 전체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것에 명확히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
디지털 교육이 어떻게 이뤄져야 하고 어느정도의 기술 수준이 적당한지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오늘 기껏 답을 내더라도 내일의 기술은 이미 다를 것이다. 그러나 기성세대가 미래의 모든 기술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럴 필요도 없다. 기초 교육의 일부로써 디지털 도구의 사용을 장려하고 AI와의 협업을 주선하면서 여기에 따라올 각종 교육적·사회적·윤리적 고민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젊은 세대가 AI와 협업하면서 확장된 역량을 통해 스스로의 답을 찾아가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수인 에누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