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관심사는 이스라엘 역사상 최장기(15년) 집권한 베냐민 네타냐후(73) 전 총리의 정권 탈환이다. 재집권하기 위해선 120석 중 과반인 61석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총선은 '초박빙'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 일간지 하욤은 지난달 28일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네타냐후가 이끄는 제1야당 리쿠드당이 30석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네타냐후가 주도하는 '우파 블록'을 합하면 61석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반면 일간 마리브 여론조사에선 네타냐후 진영과 야이르 라피드 현 총리가 주도하는 '반(反) 네타냐후' 연합이 각각 60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스라엘 방송국 11·12·13 채널 조사도 각각 60석이었다. 가디언은 "한 석이라도 더 얻는 쪽이 승자가 된다"고 전했다.
극우정당 약진…네타냐후와 손잡은 벤-그비르
특히 극우 정치인으로 인기몰이 중인 이타마르 벤-그비르(46)가 주목받고 있다. 벤-그비르는 독실한 시오니즘에 참여한 3개 정당 중 하나인 '오츠마 예후디트(이스라엘을 위한 힘)' 대표이자 극우 운동가들의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또 미국 국무부가 테러리스트로 분류한 극단주의자 메이르 카하네를 추종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유대인 우월주의자인 벤-그비르는 "아랍인(팔레스타인인)과 함께 살 수 없다"는 모토로 아랍계 추방에 앞장섰으며, 아랍계 시민에게 권총을 꺼내 위협한 적도 있다. 또 인종차별을 선동하고 유대인 민족주의 테러 조직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미국 CBS방송은 "최근 벤-그비르는 아프리카에서 이스라엘로 외국인이 이주하는 것에 반대하면서 이스라엘 빈곤·소외층에게 인기를 얻었다"고 했다.
1석이 아쉬운 상황에서 네타냐후는 벤-그비르와 손잡았다. 네타냐후는 그에게 주요 장관직을 약속했으며, 극우 정당 3곳이 연합할 때도 네타냐후가 조정자 역할을 했다. 이에 벤-그비르는 네타냐후가 집권하면 입법을 통해 네타냐후의 부패 혐의 조사를 무마해주겠다고 공언했다.
BBC는 "벤-그비르의 부상은 중도·좌파 성향 유권자의 공포를 부채질했다"면서 "향후 극우가 내각에 포함되면 팔레스타인은 물론 서방·아랍 국가와 관계가 긴장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악의 경우 또 총선 해야
월스트리트저널은 네타냐후가 부패 혐의로 여전히 재판을 받는 등 여러 장애물이 있어 정치권 복귀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타냐후가 정권을 잡더라도 안정적인 정부 구성에 실패하면 최악의 경우 이스라엘은 6번째 총선을 맞을 수도 있다.
앞서 2019년 4월과 9월 총선에선 연립정부 구성 자체가 불발됐다. 2020년 3월 총선은 연정을 구성했지만, 예산안 처리갈등으로 파국을 맞았다. 2021년 3월 총선 후엔 야이르 라피드 현 총리가 이끄는 '반(反) 네타냐후' 연정이 출범했지만, 일부 의원이 이탈해 1년 만에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