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가 벌어진 곳은 서울 용산구 해밀턴호텔 옆 폭 5m, 길이 50m 정도의 좁은 내리막길이다. 이태원역 1번 출구와 유명 술집들이 밀집해 있는 해밀턴호텔 뒤편 이태원세계음식거리를 최단거리로 잇는 골목길이다.
현장 목격자들에 따르면 내리막길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누군가 춤을 추기 시작하면서 순식간에 인파가 몰려들었다고 한다. 지난 29일 오후 11시쯤 지인들과 이태원역에 들렀다가 사고 현장을 목격한 30대 직장인은 “거기서 핼러윈 복장을 한 누가 춤을 췄대요. 그걸 구경하려는 사람과 막차를 타고 집에 가려는 사람, 막차 타고 이태원에 도착한 사람들이 골목길에 뒤섞여 있던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목격자도 “현장에 유명 인플루언서가 나타났다고 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며 “그러다 사람들의 무게 중심이 무너지면서 깔리더라. 다들 ‘살려달라’고 외쳤는데 누구도 움직일 수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30일 오전 2시30분에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하고 안전조치 책임 등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지시했다. 하지만 행사를 특정한 단체나 사람이 주도적으로 열었다고 보기 어려워 수사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핼러윈 축제가 있어서 그냥 모인 것일 수도 있기 때문에 행사 주최 측이나 준비위원회가 있는지부터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자체의 안전관리 책임에 대해서는 수사가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해밀턴호텔 인근을 잘 안다는 한 시민은 “이태원 뒷골목은 큰 행사가 열리면 상인회가 일방통행하라고 안내할 정도로 들어가고 나오는 게 복잡하고 좁다”며 “그런데 이번에는 구청이든, 상인회든, 안전요원이든 보이질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은 시신을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 사상자의 명예를 훼손할 소지가 있는 글들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개인정보 유출과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행위에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