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경영 보폭 넓어진다…첫 해외 출장지 베트남 될 듯

중앙일보

입력 2022.10.30 19:08

수정 2022.10.30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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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7일 이사회 의결을 거쳐 회장으로 승진한 직후 취임 소감을 말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조만간 베트남 등 해외 출장길에 올라 글로벌 시장에서 초격차 기술혁신과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등 ‘뉴 삼성’ 행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30일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올해 말 베트남 하노이를 찾아 ‘삼성전자 베트남 연구개발(R&D)센터’ 완공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 3월부터 하노이 떠이호 신도시 부근에 지하 3층~지상 16층(연면적 7만9511㎡) 규모의 R&D센터를 건립 중이다.
 
앞서 이 회장은 취임사를 갈음해 “최근 글로벌 시장과 국내·외 사업장들을 두루 살펴본 결과 절박했다”며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5일 고(故) 이건희 회장 2주기 당시 사장단 간담회에서 한 말인데, 재계에선 이를 글로벌·기술 경영 행보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부회장이던 2020년 10월에도 베트남을 찾아, R&D센터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당시 총리였던 응우옌 쑤언 푹 국가주석과 단독 면담했다. 그는 당시 푸 주석에게 “신축 R&D 센터가 삼성 연구개발의 거점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특히 올해가 한·베 수교 30주년인 만큼, 이 부회장은 이번 방문에서 베트남 정·관계 인사들과 두루 접촉해 추가 협력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최대의 외국 투자기업이다. 박닌성·타이응우옌성·호찌민 등에 모바일과 가전 공장을 운영 중이다. 특히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절반 이상이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 당시 부회장)이 2020년 10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당시 총리이던 응우옌 쑤언 푹 국가원수를 예방했다. VNA=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이 2020년 10월 베트남 하노이 인근 삼성 복합단지를 찾아 스마트폰 생산공장 등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이 밖에 일본·중국·인도·인도네시아·미국 등도 이 회장의 주요 예상 출장지로 꼽힌다. 인도·인도네시아 등엔 삼성전자 가전·모바일 공장이 가동 중이고,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선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착공이 예정돼 있다.
 
이 회장은 올해 들어 멕시코·파나마 등 해외 사업장을 방문하거나, 펫 겔싱어 인텔 CEO(5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8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10월) 등 글로벌 인사를 만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 복원’에 힘을 쏟고 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에도 적극적 나설 전망이다. 이미 지난 6월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지난 9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과 라우렌티노코르티소 파나마 대통령을 만나 부산엑스포 지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부친인 고(故) 이건희 회장이 평창동계올림픽 등 굵직한 국제행사 유치에 앞장섰던 것처럼, 이 회장도 이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