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표(57) 경기 파주경찰서 경감은 매주 수요일이면 짜장면 요리사로 변신한다. 이 경감은 2003년부터 19년 동안 수요일마다 푸드트럭을 운영하면서 어려운 이웃에게 짜장면을 나누고 있다.
짜장면 급식봉사활동을 이어온 이 경감과 이수영(61)씨, 3대에 걸쳐 39년 동안 어려운 이웃들을 도운 이이순(74)씨, 수십 년 간 주변 이웃을 위해 봉사활동을 한 전국 각지의 소방관·경찰관 등 7명이 올해 ‘LG 의인상’을 수상했다.
LG복지재단은 사회 곳곳에서 봉사와 선행을 베푼 시민들에게 수여하는 LG 의인상 장기선행 분야 수상자 7명을 26일 공개했다.
19년째 수요일이면 ‘짜장면 요리사’ 변신
장애인 시설이나 청소년 쉼터 등 소외계층이 머무는 곳부터 전방 군부대, 재난 현장처럼 식사 해결이 쉽지 않은 곳까지 이 경감의 봉사단은 1년 내내 일정이 거의 다 차 있을 정도로 바쁘게 움직인다.
이 경감은 “경찰 업무와 짜장면 봉사 모두 사회적 약자들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어 시작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수영씨는 “내가 가진 재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어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이순씨는 1983년부터 지역사회의 미혼모 자녀나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을 집에 데려와 돌봤다. 1994년부터는 지역사회의 무연고 독거노인들의 통원치료를 돕고 장례 시 상주 역할을 수행하는 등 외롭고 사정이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힘써왔다. 이이순씨와 가족들은 2005년에는 지역아동센터를 설립해 가정환경이 어려운 아이들의 식사와 학습을 지원하고 있다.
이이순씨는 “중학교 때부터 봉사활동을 도왔던 딸이 지금은 지역 아동센터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고 서울에 있는 손녀들도 봉사할 일이 있으면 언제든 도와줘 큰 힘이 된다”며 “앞으로도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며 살아갈 것”이라 밝혔다.
‘묵묵히 생활 속 선행’ 의인들 수상 범위 확대
음정삼(55) 과천소방서 소방경은 30년 넘게 격주로 아동임시보호소 아동을 지원하고 헌혈을 170여 회 했다. 김진규(56) 밀양소방서 소방위는 30년 간 아동복지시설·요양원에서 목욕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최재근(50) 전북정읍경찰서 경위는 27년 동안 헌혈을 주기적으로 실시해 230매의 헌혈증을 기부했다. 요양원 노인들을 위한 목욕봉사와 밑반찬 전달도 꾸준히 한다. 최석용(57) 대구수서경찰서 경감은 20년 가까이 매달 인근 어린이 보육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LG 의인상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2015년 제정됐다. 2018년 구광모 LG 회장 취임 후에는 사회 곳곳에서 타인을 위해 묵묵히 봉사와 선행을 이어간 의인들을 위해 ‘장기선행’ 분야로 수상 범위를 확대했다. 지금까지 LG 의인상 수상자는 총 188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