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어류야생국은 25일(현지시각) “남극의 날지 못하는 조류인 황제펭귄이 해빙의 손실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했다”며 “멸종위기종법(ESA)에 따라 황제펭귄을 멸종위기종 목록에 추가해 보호하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ESA 목록에 등재되면 미 정부로부터 강력한 보호 조치를 받게 된다. 어류야생국은 앞서 기후 위기의 위협으로 인해 북극곰, 산호 등을 멸종위기 리스트에 포함했다.
남극에 서식하는 황제펭귄은 현존하는 모든 펭귄 종 중에서 가장 키가 크고 무겁다. 115㎝까지 키가 클 수 있고, 몸무게도 최대 40㎏에 이른다. 암컷은 번식기에 한 개의 알을 낳는데, 수컷은 혹독한 추위 속에서 두 달 동안 알을 품고 암컷은 먹이를 찾기 위해 바다로 간다.
해빙 붕괴로 새끼 펭귄 만 마리 익사
2016년에는 남극에서 두 번째로 큰 황제펭귄 군락인 핼리베이에서 해빙이 일찍 깨지면서 만 마리 이상의 새끼 펭귄들이 죽기도 했다. 새끼들이 자라서 방수 깃털을 갖추는 등 수영할 준비가 되기도 전에 해빙이 사라지면서 익사한 것이다. 해당 서식지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 남극의 해안선을 따라 약 61개의 황제펭귄 번식 집단이 있다. 개체 수는 27만~28만 쌍 또는 62만 5000~65만 마리 정도로 추정된다. 어류야생국은“황제펭귄의 개체 수가 현재는 안정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가까운 미래에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어류야생국에 따르면, 2050년까지 황제펭귄의 개체 수는 저탄소 배출과 고탄소 배출 시나리오에서 각각 26%와 47%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도양, 서태평양, 아문센해 일대 황제펭귄 군락은 해빙이 녹으면서 9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마사 윌리엄스 어류야생국 국장은 “기후 변화는 전 세계의 종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황제펭귄의 멸종위기종 명단 등재는 경종을 울릴 뿐 아니라 (기후 변화에 대한) 행동을 촉구하는 역할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