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버스] 尹 대통령 텅 빈 의원석 사이로 뚜벅뚜벅… 헌정사 최초 야당의 시정연설 불참
중앙일보
입력 2022.10.25 15:54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제1야당 의원들이 입장조차 하지 않으며 전면 보이콧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의 '2023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 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됐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첫 본예산 심사를 앞두고 열린 시정연설이다.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전원 시정연설이 열리는 본회의장에 입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간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발생한 비속어 논란과 대장동 특검 수용, 검찰과 감사원의 전방위적 수사·감사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시정연설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전날(24일) 진행된 출근길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에서 "거기(시정연설)에 무슨 추가 조건을 붙인다는 것은 제가 기억하기론 우리 헌정사에서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결국 야당 의원들은 보이콧을 결정했다. 윤 대통령의 국회의사당 입장을 앞두고 본회의장으로 향하는 로텐더홀은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의원총회를 마친 민주당 의원들이 피켓을 들고 로텐더홀 계단에서 규탄대회를 이어나갔다. 의원들 양옆으로 '야당탄압', '욕설막말' 등의 문구가 큰 현수막으로 걸렸고 의원들은 손에 '국회무시 사과하라', '"이 xx" 사과하라'라는 피켓이 들려있었다. 이어 "야당탄압 중단하라", "국회모욕 막말욕설, 대통령은 사과하라" 등의 구호가 울려 퍼졌다. 국회에 도착해 김진표 국회의장과 인사를 나눈 윤 대통령은 야당 의원들의 '침묵 마중'을 지나쳐 환담장으로 향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시정연설에 앞서 진행된 사전환담에도 불참했다. 대신 본회의장 맞은편 제2회의장에 모여 비공개 의원총회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