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의 기부 활동은 베이조스와 이혼한 2019년부터 시작됐다. 위자료 380억 달러(당시 환율로 약 40조원)의 절반을 살아 있는 동안 도움이 필요한 곳에 조건 없이 나눠주겠다는 약속(The Giving Pledge)을 꾸준히 이행해오고 있다.
스콧은 1992년 프린스턴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작가를 꿈꾸었다. 우선 돈을 벌기 위해 뉴욕의 한 투자회사 행정직으로 입사했고 옆 사무실의 수석 부사장이었던 대학 동문 베이조스를 만난다. 두 사람은 사귄 지 3개월 만에 약혼하고 1994년 결혼과 동시에 동반 퇴사를 감행했다. 스콧이 운전하는 볼보 차량으로 미국 횡단을 거쳐 시애틀에 정착한 뒤 세계에서 가장 긴 남미의 강 이름을 딴 아마존을 설립한다.
아마존 최초의 직원이자 회계 및 비서 역할을 맡았던 스콧은 예나 지금이나 공개 행보를 꺼리는데 2013년 한 인터뷰에서 인생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우리가 일생에서 가장 걱정하는 것, 우리를 가두는 느낌을 주는 것, 우리의 실수, 우리가 겪는 불행, 사고, 역설적인 일, 이런 것들이 결과적으로 뒤돌아봤을 때 가장 감사할 일이다. 바로 그것들이 우리가 갈 곳으로 인도해주기 때문이다.” 어렸을 적 아버지의 사업부도를 경험한 그녀의 인생철학과 삶에 대한 태도를 엿보게 해주는 대목이다.
스콧은 자신의 블로그에 이런 글도 남겼다. “누군가를 돕는 일은 우리 모두를 돕는 일이다(Helping any of us can help us all)”. 날씨가 점점 쌀쌀해지고 있다. 기부와 모금의 계절이 다가오는 요즘 다시금 곱씹을 말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