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공장 사망사고’ SPL 합동 현장감식
경찰 등 합동 감식팀은 사고가 발생한 공장 3층 소스 교반기를 중심으로 감식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교반기 오작동 여부나 안전설비 확인 등 전반적인 사고 원인을 살펴봤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교반기 오작동 여부 등은 현 단계에서 확정해 논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강동석 SPL 대표를 지난 18일 입건했다.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사고 책임이 있는 공장 관계자 1명을 입건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2주 정도 걸리는 국과수 정밀감정 결과와 관계자 조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정확한 사고원인을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잇단 산재…대학가에 SPC불매 바람
B씨는 사고 당시 플라스틱 상자 안에 담겨 컨베이어 벨트로 옮겨지는 빵 제품을 검수하고 있었다고 한다. 상자 1개에는 제품 2개가 들어있어야 하는데, B씨는 제품이 1개만 들어있는 상자를 보고 이를 빼려다 기계에 손이 꼈다. 병원에서 접합 수술을 받은 B씨는 현재 회복 중이다. 경찰은 B씨가 안정을 찾는 대로 그를 불러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B씨가 치료를 받고 있어 업체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먼저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업체 측의 안전수칙 위반 여부 등에 대해서도 조사한 뒤 위법사항이 파악된다면 책임자 등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살펴볼 예정이다. 다만 이번 사고는 부상자가 1명 나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르면 중대 재해는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거나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한 경우를 의미한다.
평택 공장 20대 노동자 사망 사고 8일 만에 손가락 절단 사고가 발생하면서 SPC를 향한 비난 여론은 더 커지는 분위기다. SNS에서는 ‘#SPC불매’ 등과 같은 해시태그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경희대·서강대에는 기계에 끼어 숨진 20대 A씨를 추모하는 공간이 만들어졌다. 서울대·고려대 등 8개 대학에는 SPC를 규탄하는 대자보도 붙었다. 이밖에 건국대·동국대 등 5개 대학이 SPC 불매운동에 동참할 예정이다.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청년’ 공동행동 관계자는 “SPC 불매운동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 의사를 전달해오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계열사에서 안전사고가 최근 계속 발생한 SPC는 최근 5년 사이 산재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파리크라상·피비파트너즈·SPL 등 SPC 계열사 4곳에서 산재 피해를 본 노동자는 2017년 4명에서 2021년 147명으로 늘었다. 노동부는 이날부터 다음 달 2일까지 6주 동안 SPC그룹 등 식품 관련 위험 기계 등을 보유한 전국 13만 5000여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안전조치 이행 여부를 집중 단속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