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훈 후계자’ 진호준, 월드태권도 그랑프리 금빛 발차기

중앙일보

입력 2022.10.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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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호준이 월드태권도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우승한 뒤 태극기를 펼쳐보이고 있다. 사진 세계태권도연맹

 
‘미스터 태권도’ 이대훈이 은퇴한 한국 태권도 남자 68㎏급에서 ‘괴물 신인’ 진호준(20·수원시청)이 깜짝 등장했다. 월드태권도 그랑프리를 제패하며 ‘이대훈 후계자’ 경쟁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진호준은 23일 영국 맨체스터 리저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2 월드태권도 그랑프리시리즈 3차 대회 남자 68㎏급 결승에서 카림 자이드(요르단)을 라운드 점수 2-0으로 누르고 우승했다. 지난 6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그랑프리 1차 대회 동메달 이후 세 번째 도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3전 2승제로 치러진 결승전에서 세계태권도연맹(WT) 올림픽 랭킹 32위 진호준은 자이드(9위)를 맞아 1라운드를 4-2로 이기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2라운드에서도 날카로운 발차기를 주고받은 끝에 8-7로 승리하며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월드태권도 그랑프리 3차대회 결승전에서 요르단의 카림 자이드에 발차기를 시도하는 진호준. 사진 세계태권도연맹

 
진호준은 우승 상금 5000달러(720만원)를 확보하는 한편, 각 체급별 최고의 선수들만 모아 연말에 열리는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랭킹 포인트 60점을 추가해 현재 32위인 순위를 10위권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2002년생인 진호준은 고교 1학년(평택 안중고) 때 일찌감치 고교무대를 평정하며 태권도계의 눈길을 사로잡은 유망주 출신이다. 고교 3학년 때 국가대표에 발탁됐고, 대학 진학 대신 실업팀 수원시청에 입단하며 곧장 성인 무대에 뛰어들었다.  
 

월드태권도 그랑프리 3차대회 남자 68kg급 입상자들과 함께 포즈를 취한 진호준(왼쪽 두 번째). 사진 세계태권도연맹

 
진호준은 “상상만 했던 그랑프리라는 큰 문대에서 우승해 기쁘고 영광스럽다”면서 “대회 첫 경기와 두 번째 경기에서 내게 패배를 안긴 선수들과 맞붙어 긴장했다. 과감하게 맞부딪치며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한 게 승리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적인 태권도 스타였던 대선배(이대훈)의 대를 잇는 선수로 지목된 것만으로 큰 영광”이라면서 “은퇴 직전 선수촌에서 함께 훈련하며 많이 배웠다. 기대감에 부응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WT는 이날 체급별 준결승 경기를 앞두고 지난 14일 병환으로 세상을 떠난 그리스의 태권도 영웅 알렉산드로스 니콜라이디스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남자 80㎏초과급 선수로 활약한 니콜라이디스는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문대성에게,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차동민에게 각각 결승에서 패해 두 대회 연속 은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