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하라는 北…학교가서도 담뱃불 붙인 김정은 옆엔 이것 [정용수의 평양, 평양사람들]

중앙일보

입력 2022.10.21 09:26

수정 2022.10.21 10:21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6일 만경대혁명학원을 방문해 교내 실내사격장에서 담배를 피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6일 방문한 만경대혁명학원 수영장 테이블에 재떨이가 놓여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공개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개활동 사진에는 그가 담배를 들고 있는 모습이 수시로 등장한다. 실외에서 진행한 현지지도는 물론이고, 신축 아파트 등 실내도 예외는 아니다. 집권 초기 그가 유치원을 찾았을 때도 그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6일 방문한 만경대혁명학원 실내체육관 테이블에 담배와 재떨이가 놓여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이런 그의 담배 ‘사랑’이 사격장과 실내수영장에까지 이르렀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16일과 17일 그의 만경대혁명학원과 노동당 중앙간부학교(옛 고급당학교) 방문 소식을 전하며 사진을 각각 공개했다. 만경대혁명학원은 고위 간부들의 자녀를, 당 중앙간부학교는 노동당의 간부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창립 75주년을 맞은 만경대혁명학원을 찾았는데 당시 바빠서 시설을 둘러보지 못했다는 이유로 4일만에 이곳을 방문했다. 그런데 김 위원장은 이 학교의 사격장과 실내 수영장에서 담배에 불을 붙였다. 중앙간부학교 계단식 강의실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장면은 북한 주민들이 접하는 노동신문 사진에 그대로 실렸다. 북한의 노동당 고위간부들은 그의 건강을 이유로 정치국 결정으로 금연을 권했다고 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7일 노동당 중앙간부학교의 강의실에서 담배를 들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은 2016년 제정한 담배 통제법에 교육기관과 수영장 등 공중 집합 장소와 화재의 위험이 있는 곳에서의 금연을 의무화했다. 2020년 제정한 금연법 역시 같은 규정을 두고 있다. 어길 경우 벌금을 부과토록 법은 정하고 있다. 그러나 그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 재떨이가 놓여 있어 북한 관리들은 그에게 벌금 부과가 아닌 흡연에 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를 지냈던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은 평등을 주장하지만 최고지도자는 법 위에 군림하는 신적인 존재”라며 “누구도 그가 법을 어겼다고 지적하지 못하는 사회”라고 말했다.